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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리더십(경고:함부로 따라 하다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경영전략 | 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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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인사이트] 리더십 사례 : 애플 신화의 창조, ‘스티브 잡스’ : 네이버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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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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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이 주는 교훈 – 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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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도 섬세한 리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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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7 가지 리더십 교훈 –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및 디지털전환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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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 VS 팀쿡, 달라도 너무 달랐던 두 애플 CEO의 리더십 < 비즈니스 사례 < 기사본문 - 사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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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 VS 팀쿡, 달라도 너무 달랐던 두 애플 CEO의 리더십 < 비즈니스 사례 < 기사본문 - 사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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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리더십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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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리더십
스티브 잡스 리더십
스티브 잡스에게 배우는 리더십 –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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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리더십(경고:함부로 따라 하다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칼럼에서 인용하는 많은 이야기들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인 <스티브 잡스>에서 참조한 것으로 일일이 출처를 붙이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특정 인물의 리더십을 평가한다는 것은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다. 필자는 특정인의 리더십을 모방하려 하기보다는 리더로서 지녀야 할 리더십의 기본적인 원리 과정과 보편 타당한 역량을 습득하는 게 리더십을 계발하는 데 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신문이나 방송에서 “누구 누구의 리더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지만 그때마다 한결같이 “누구 누구의 리더십보다는 리더십의 본질과 보편 타당한 법칙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현명합니다”는 재미없는 대답만을 들려줬다.
화제가 되고 있는 특정인의 리더십에 대한 글은 보편 타당한 일반적인 원리보다 훨씬 더 자극적이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유발한다. 하지만 그건 현실을 왜곡할 위험이 높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이들의 업적은 대부분 특정한 성격과 경향을 가진 개인이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부하들과 특정한 일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낸 경우다. 일부러 이렇게 ‘특정한’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나열한 이유는 그들의 성공이 그만큼 많은 경우의 수에서 극히 예외적인 결과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걸 무시하고 맹목적으로 누구의 리더십을 따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수의 ‘누구의 리더십’에 관한 서적을 보면 불안하기만 하다. 마치 예외적 사실을 일반화해 대중들에게 이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게 만드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 여러 가지 구체적 사례를 분석해서 보편 타당한 법칙을 이끌어낼 수도 있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 가운데 그런 통찰력을 보여준 예는 극히 드물다. 그보다는 누구의 리더십을 실천하기만 하면 엄청난 결과를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그런 유행은 마치 안개와 같아서 어느 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리더십에 대한 불신만 낳게 된다. 필자는 ‘히딩크의 리더십’ ‘김성근의 리더십’ ‘박칼린의 리더십’을 통해 출세했다는 사람을 별로 만나본 기억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들만의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리더십에 대해 많은 칼럼을 써왔지만 특정인의 리더십을 분석한 글은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좀 달랐다. 필자의 이런 원칙을 주저 없이 포기하게 할 만큼 그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자극적이며 도전적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해달라는 부담스런 요청을
로부터 받고 900여 페이지에 이르는 그의 전기를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고작 대여섯 페이지의 칼럼을 쓰기 위해 천 페이지가 넘는 스티브 잡스에 대한 정보를 한 달이 넘게 수집하고 읽으면서 어떻게 그가 주위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정하고 현실을 왜곡하면서 엄청난 일을 해냈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결국 나도 쓰레기가 아닌 우주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그의 리더십에 대한 칼럼을 써서 “이 사람에게 칭찬받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가지게 됐다. 결국 나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그의 현실 왜곡 창 속의 포로가 됐고, 그는 이렇게 죽어서도 많은 사람들을 조정하고 있는 듯하다. 이것이 스티브 잡스 리더십의 본질인 듯하다. 그리고 이걸 함부로 어설프게 따라 하면 큰일나겠구나 하는 결론도 내리게 됐다. 그만큼 그는 천재와 악마가 공존했던 두 얼굴을 가진 리더였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부하들에게 생의 가장 큰 절망과 모욕, 그리고 기쁨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인물이었다.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 속에서 보편 타당한 법칙을 정리해 본다. 잡스의 리더십 1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져라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회사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강한 리더였다. 이런 자신감은 그의 뛰어난 통찰력으로부터 나왔다. 그와 같이 일을 했거나 가깝게 지냈던 수많은 뛰어난 리더들(앨 고어, 루돌프 머독, 래리 엘리슨, 빌 게이츠, 마이클 아이스너 등)도 그의 시장, 기술, 고객, 그리고 미래에 대한 통찰력 앞에서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일해왔던 것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쓰레기라고 폄하했던 잡스를 믿고 따랐던 부하들이 많았던 이유는 그들에게 결국 잡스가 옳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퍽이 있는 곳이 아니라 퍽이 이동할 곳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웨인 그레츠키의 격언을 인용하며 잡스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앞서가는 제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통찰력은 맥킨토시 컴퓨터로 PC 시장의 새 역사를 쓴 것이나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고객에게 선물한 위대한 결정, 그리고 새로 개발하는 전문가용 컴퓨터인 파워 맥 G3에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버를 과감하게 뺀 것 같은 제품 디자인에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그렇다면 잡스의 통찰력은 어디서 온 것일까? 그가 지녔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은 그의 천재성으로부터 나왔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 건 잡스의 미래에 대한 강박관념이었다. 그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고객과 시장 기술에 대해 끊임없이 관찰했으며 이를 통해 미래를 봤다. 2005년 아이팟의 매출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2000만 개 이상 팔렸다. 이는 애플 수익의 45%에 해당하는 놀라운 수치였다. 대부분의 리더라면 이런 성공에 취해 조금은 편안해진다. 하지만 잡스는 휴대전화마다 카메라가 장착돼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점점 작아지는 현상을 발견하고 휴대전화 제조업자들이 전화기에 뮤직 플레이어를 장착하기 시작한다면 아이팟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그래서 서둘러 아이폰을 개발하게 된다.
그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장 조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제품을 개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그는 고객이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고객의 숨겨진 니즈와 기술적 트렌드를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대한 제품을 만들면 고객의 수요는 언제나 따라 온다고 굳게 믿었다. 다른 CEO처럼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하지는 않았지만 잡스가 지닌 통찰력의 대부분은 고객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이 잡스의 아이러니 중 하나다. 그는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안겨주기 위해 강박관념 수준의 집착을 가지고 모든 것들을 바라봤다. 애플 스토어를 탄생시키기 위해 타깃이란 리테일 회사에서 스카우트한 론 존슨은 잡스와 6개월 동안 애플의 실험 스토어를 오픈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어느 날 존슨은 매장을 네 개의 컴퓨터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할 게 아니라 고객이 하고 싶어하는 행위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는 이제까지 실험 스토어를 준비하기 위해 공들인 6개월이란 시간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고객 경험에 대한 집착은 이렇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기꺼이, 그리고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애플스토어는 예정 오픈 날짜보다 3∼4개월 지연된 2001년 5월19일 마침내 문을 열었고 그해 연 매출 12억 달러를 달성하며 소매업계 사상 첫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운다. 2011년 현재, 애플스토어의 수는 총 317개로 늘었고 순 매출 총액은 100억 달러를 넘고 있다. 컴퓨터 업계의 리테일 스토어는 불가능하다는 통념을 스티브 잡스는 고객 경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극복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다.
통찰력이 있는 리더는 이렇게 천재적인 직관력과 강박관념을 가지고 시장, 고객, 기술에 일어나는 변화와 트렌드를 파악해 “이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반복해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단순한 수동적 관찰자가 아니라 적극적 관찰자가 돼 끊임없이 시장과 고객에 산재돼 있는 단편적인 정보를 통합하고 큰 그림과 현상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다 보면 어느덧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이는 리더로서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잡스의 리더십 2
완벽한 제품에 대한 예술가적 열정을 지녀라
스티브 잡스를 잘 아는 많은 리더들에게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열정’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그냥 삶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우주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위대하고 완벽한 제품과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창의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에 대한 열정이다. 그의 위대한 제품에 대한 열정은 제품 그 자체에만 해당됐던 게 아니라 제품을 싸고 있는 포장에 대한 집착으로까지 이어진다. 제품 출시일자가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잡스는 제품의 포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수십 번 디자인과 색깔을 변경하게 한다. 이에 불만을 품은 부하들이 “제품이 중요하지 한 번 개봉하면 쓰레기통에 들어가버릴 포장에 왜 그렇게까지 집착을 합니까”라고 항변하자 “고객들은 구매 후 제품을 먼저 보는 게 아니라 박스를 먼저 보고 회사의 이미지와 품질을 결정한다”며 자신의 고집을 굽히지 않은 일화에서도 잡스의 완벽한 품질에 대한 열정과 집착이 제품 그 자체에만 있지 않음을 볼 수 있다.
픽사를 차린 후 디즈니와 협력하면서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도 애플에서 나올 때 현금화했던 자산의 절반이 넘는 돈인 5000만 달러를 픽사에 쏟아부은 상태에서 일을 책임지고 있던 존 레시터에게 “오직 위대한 영화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하며 완벽한 일에 대한 도전을 준다. 심지어는 만들고 있는 제품에 대한 본인의 열정을 광고 전문가와 함께 나눔으로써 애플 광고에도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스며들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한평생 열정의 대상을 끊임없이 찾아다니며 이에 대한 배고픔을 바탕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잡스가 진정으로 위대한 이유는 그의 천재적인 창의성이 아니라 삶에 대한 처절한 고민과 위대한 제품에 대한 열망,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내겠다는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의 열정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열정의 가장 중요한 원천은 명확한 목적의식과 일에 대한 의미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콘텐츠까지 완벽하게 통합돼 사용자에게 최고의 제품을 쓰게 하겠다는 그의 목표는 많은 기업들과의 갈등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러한 목적의식이 결국 그로 하여금 마지막까지 열정적인 삶을 살게 했다. 그의 완벽주의는 다른 기업과 기술에 대한 불신으로 변해 쓰레기 같은 기술이 애플의 제품에 결합되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엔드투엔드’ 전략을 낳았다. 그리고 전문가가 애플의 제품을 변경하거나 열어보는 것조차도 달가워하지 않아 케이스를 이어주는 나사의 모양을 변형시키기까지 했다. 잡스는 이를 자신이 ‘통제광(control freak)’이어서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어서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통제광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이만큼 완벽한 제품과 기술에 대한 열정과 집착이 있는 리더가 있다면 때로는 통제광의 울타리 안에서 다음엔 어떤 제품으로 나를 감동시킬 것인가라는 설렘으로 수동적인 삶을 살아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게 많은 고객을 애플의 마니아로 만든 근본 원인이다.
잡스의 리더십 3
본질에 대한 집착과 이를 통한 선택과 집중력을 키워라
리더로서 잡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제품과 일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이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을 파악하고 이에 집중하는 능력이다. 그는 항상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판단하는 게 해야 할 일을 판단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합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선택과 집중에 매달렸다. 1997년 애플로 복귀한 잡스가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20여 개로 불어난 애플 제품을 과감하게 네 개로 줄인 일이었다. 이후 잡스는 “당신과 같이 똑똑한 인재들이 시시하고 형편없는 제품에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됩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애플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평생 동안 서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았던 빌 게이츠조차도 “몇 가지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대로 이해하는 인력을 확보하면서 제품을 혁명적인 것으로 광고하는 스티브 잡스의 능력은 놀랍습니다”라고 말하며 그의 탁월한 선택과 집중력을 높이 샀다.
그는 무엇이 중요한가를 판단하기 위해 제품과 경영의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이는 그가 시장과 기술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데 중요한 근간이 됐다. 애플이 추구하는 극단적인 미니멀리즘도 제품의 본질에 대한 잡스의 고민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는 진정으로 단순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본질에 깊이 파고들어가 제품에 대한 모든 것과 제조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고 믿었다. 본질적이지 않은 부분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해당 제품의 본질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통해 사고의 틀을 파괴하는 것은 잡스의 창의적 리더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량이며 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라는 혁신적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됐다.
잡스는 일을 할 때 우선순위를 정해서 거기에 관심을 모두 쏟았고 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 나타나면 단호하게 싸우거나 무시했다. 그러한 리더로서의 집중력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단호하게 “안 돼”라고 외칠 수 있었고 이는 애플의 조직 문화에도 잘 정착됐다. 애플에서는 “No”라고 이야기하는 게 “Yes”라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중요했다. 상대방의 의견에 아무런 비판 없이 수긍하는 직원들을 잡스는 가장 혐오했다. 잡스의 집중하는 능력과 단순함에 대한 집착은 그의 선 수행에서 나왔으며 이러한 직관력은 그를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리더십에 있어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바로 명확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일이다. 리더의 명확한 우선순위가 중요한 이유는 이에 따라 조직의 자원(resource)이 배치되고 이는 전략의 효과적인 실행과 성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 못지않게 명확한 우선순위에 따라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혹은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 이것이 목표를 달성하고 위대한 성과를 창출하는 잭 웰치나 스티브 잡스 같은 리더의 비결이다. 직원들이 일은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부진하다면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일들에 대한 우선순위가 명확한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우선순위에 따라 가장 유능한 인재와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잡스의 선택과 집중에 의한 탁월한 성과 창출의 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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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명확한 책임 소재를 부여하고 디테일에 집중하라
잡스는 권한 위임을 하는 리더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그는 중요한 것일수록 직접 참여해 그 과정 하나하나마다 자신의 철학을 불어넣었다. 아이디어 개발 단계부터 시작해 색상, 디자인, 질감, 광고, 판매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필요 이상으로 고집을 부려 직원들의 원망을 사기도 했다. 명확한 책임소재와 책임감, 그리고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게 잡스 리더십의 핵심이다. 주요 프로젝트가 완성 단계에 이르렀을 때라도 잡스는 종종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제품 개발의 근본적인 방향을 수정하곤 했다. 아이폰을 디자인할 때도 이런 잡스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발동했다. 처음 디자인은 알루미늄 케이스 안에 유리 스크린을 넣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어느 월요일 아침 잡스는 그의 수석 디자이너인 아이브를 찾아와 어제 그것 때문에 한숨도 자지 못한 이야기를 한다. 아이폰은 디스플레이가 중심이 돼야 하는데 기존 디자인은 케이스가 디스플레이를 배려하기는커녕 경쟁을 벌이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디자인하기 위해 9개월간 사투를 벌인 디자인팀에게 이것을 바꾸려면 앞으로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데 원한다면 총을 줄 테니 자신을 죽이든가, 아니면 디자인을 바꾸는 작업을 시작하든가 결정하라며 팀원들을 독려했다. 팀원들은 잡스의 말에 공감하며 열정을 보였고 잡스는 후에 “애플에서 경험한 가장 뿌듯한 순간들 가운데 하나였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한다.
잡스의 명확한 책임 소재에 대한 강조를 잘 말해주는 일화가 있다. 애플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을 하면 잡스가 자기 사무실로 불러 불편한 진실을 알려주는 통과 의례가 있다. 질문은 “사내 청소부와 부사장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다. 대답을 못하고 당황해 하는 신임 부사장에게 잡스는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다. “사내 청소부로부터 직급이 올라가면서 목표 달성을 실패했을 때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이유와 핑계를 이야기하곤 하지요. 그런데 조직 어느 시점에서인가부터는 그러한 변명이 사라지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어야 조직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지요. 내 생각에 그 시점은 부사장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책임감이 강한 문화를 만들고 유지하는 게 잡스 리더십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잡스는 매주 월요일부터 다양한 회의를 했다. 회의는 파워포인트를 바탕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라 실질적인 이슈들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이자 성과를 관리하는 자리였다. 따라서 애플의 회의 방식은 단순한 안건에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부여해 누가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가에 대한 혼란으로 업무가 등한시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애플에서는 그 흔한 매트릭스 방식이나 위원회(committee) 등의 제도가 전무했다. 애플의 조직 자체도 ‘Apple’s Core’라고 알려진 기능(function) 중심의 구조로 그 중심에 잡스가 위치해 조직 내 모든 것을 조정하는 방식이 잘 작동했다. 따라서 애플은 매출 100조 원에 직원 수 5만 명인 거대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출시 48시간 전에도 가격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민첩한(nimble) 조직을 유지하며 흡사 벤처회사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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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재를 뽑아 그들에게 끊임없는 도전을 주어라
스티브 잡스의 인재상은 아주 단순했다. 바보 멍청이 아니면 천재 혹은 영웅.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멍청이에 속했고 워즈니악이나 아이브 같은 이들이 천재에 속했다. 그는 애플에 ‘머저리’ 혹은 ‘이류 인재’가 넘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심지어는 원자폭탄을 제조하기 위해 최고의 인재를 뽑아 팀을 꾸린 J.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그의 롤 모델로 삼았을 정도였다. 아울러 그는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탁월했다. 그리고 탐나는 인재를 설득해 애플에 입사하게 하는 데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마력적인 능력을 자랑했다.
창업 후 회사 규모가 점점 커지자 그와 함께 애플을 함께 경영할 능력 있는 경영자가 필요했고 그의 눈에 들어온 이가 당시 펩시에서 탁월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던 존 스컬리였다. 잡스는 근본적으로 건방지고 안하무인적인 성격을 지녔지만 자신이 탐내는 인재를 ‘포섭’하기 위해서는 과감히 무릎을 꿇는 파격도 서슴지 않았다. 스컬리에 대한 욕심이 점점 커지면서 잡스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플로리다와 뉴욕으로 몇 시간씩 비행기를 타고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정성을 기울인다. 그리고 마침내 잡스는 스컬리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연봉 100만 달러, 입사 보너스 100만 달러, 그리고 조기 퇴직금 100만 달러. 1983년 당시 애플의 매출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제 개인 주머니에서라도 꺼내서 드리겠습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스컬리는 마지막으로 한 차례 더 거절의 뜻을 비쳤고 이에 좌절한 잡스는 고개를 떨구고 자기 발끝을 응시하다가 “한 평생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붙잡고 싶습니까”라고 그를 자극했고 결국 스컬리는 며칠 후 애플에 합류하게 됐다. 하지만 그렇게 공을 들인 스컬리에게 자신은 결국 애플에서 쫓겨나는 운명을 맞았으니 이 또한 잡스의 인생에서 흥미로운 점 중 하나다.
잡스에게 가장 중요한 직원은 그가 ‘톱 100’라 칭한 직원들이다. 그는 새로운 회사로 떠난다고 가정했을 때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꼭 태우고 싶은 사람들만 가려내 ‘톱 100’를 구성했는데 이들이 애플의 핵심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잡스는 이들을 일년에 한번씩 고급 휴양지에 데리고 가서 자신의 비전을 보여주고 새로 개발해야 할 제품에 대한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애플의 미래를 결정하곤 했다. 그리고 개발 중인 제품의 모델도 미리 보여줌으로써 회사에 대한 몰입을 높이고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잡스는 톱 100를 애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으며 물질적인 보상은 물론 세상을 바꾼다는 꿈과 목적의식을 공유함으로써 그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하지만 잡스는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 뛰어난 인재를 뽑아 이들이 원하는 것을 주며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줬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끊임없는 도전과 목표를 설정해주고 이를 통해 그들의 역량을 발전시켜서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때로 리더는 부하들로부터 원망의 대상도 될 수 있다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그들의 역량개발과 성공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높은 목표를 설정한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말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데 모든 관심이 있고 이를 통해 인기 많은 리더가 되려 할 때 이는 포퓰리즘으로 변질되고 만다.
잡스는 부하들에게 “이거 쓰레기잖아”라고 이야기하며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이게 어떻게 최선의 방법이고 최고의 가치가 있는 일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줬다. 그의 부하들에 대한 높은 기대수준과 견디기 힘들 정도로 버겁기만 한 과도한 책임감, 변덕 심한 성격,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폭언, 건방지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종합해보면 지옥 같은 직장과 악마 같은 상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정작 애플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애플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이었고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하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높은 기대치를 부여하는 잡스의 행동은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지치게 만들었지만 견뎌내기만 하면 아주 좋은 결과를 발휘했고 스스로의 역량도 놀랍도록 향상되게 만들어 줬다. 그는 부하들을 위축되게 만들고 이를 통해 그들이 잡스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해줬다. 그리고 잡스에게 한 번이라도 인정을 받게 되면 비로소 그를 따르는 ‘사도’가 돼 그에게 철저하게 종속되기에 이른다.
함부로 따라 하다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이유
위대한 기업을 세 번씩(두 번의 애플과 픽사)이나 세우고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며 21세기 가장 혁신적인 기업을 만들었던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을 분석하면서 ‘함부로 따라 하다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라는 부제를 달아놓기로 한 이유는 그가 리더로서 보여준 행동들이 그냥 맹목적으로 따라 하기에는 너무 극단적이기 때문이다. 부하들의 약점을 공격해 위축되게 하고 이를 이용한 것. 타인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 전혀 없이 자기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했던 수많은 ‘또라이’ 같은 행동들. 감정 표출에 대한 절제가 전혀 없어 회의 중 탁자를 치며 폭발하고 때로는 눈물을 쏟아내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한 것. 목표 달성을 위해 공동 창업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워즈니악 같은 사람에게까지 거짓말을 하고 배신했던 비윤리적인 행동들. 모든 것을 조정하고 싶어했고 이를 위해 완벽한 이기주의자같이 행동한 것. 공감능력이 결여돼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펼친 것. 필요하면 그 누구보다 더 냉정하고 약삭빠르게 행동했고 스스로를 시대의 반항아로 설정했지만 부에 대해선 이중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
하지만 잡스에게는 그가 지닌 이 모든 부정적인 면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카리스마와 재능, 그리고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모든 조합이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을 만들어 냈다. 어설프게 따라 하다가는 ‘위대한 리더’가 아니라 그냥 ‘또라이’가 될 확률이 훨씬 더 높기에 함부로 따라 하지 말라는 부제를 꼭 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잡스 리더십의 다섯 개 핵심은 시대와 상황을 초월해 성공한 리더라면 반드시 실천해야 할 보편 타당한 원리라는 생각에 기꺼이 스티브 잡스라는 특정한 상황을 빌려 적어 보았다.
애플의 제품에는 왜 전원 스위치가 없을까?
스티브 잡스는 갔지만 그가 만든 영혼을 울리는 제품은 우리에게 여전히 유산으로 남아 많이 이들에게 위로를 준다. 애플의 제품에는 전원 스위치가 없다. 잡스는 신의 존재에 대해 항상 반신반의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그는 평생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그의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다. 그리고 죽은 후에도 자신의 무엇인가가 살아남기를 원했다. 그래서 죽는다는 게 ‘딸각’ 누르면 꺼져 버리는 전원 스위치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마 그래서 내가 애플 기기에 스위치를 넣는 걸 그렇게 싫어했나 봅니다”라고 그가 죽음 언저리에 도달했을 때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는지도 모른다.
잡스의 레가시
잡스는 어느 사물이나 본질적 역할이 있고 모든 사물은 자신의 본질적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한다고 믿었다. 그는 심지어 “만일 사물에도 감정이 있다면 물을 담는 게 본질적인 역할인 물컵은 물이 차 있을 때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어쩌면 잡스는 자신의 본질적 역할이 부하의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친절하고 존경받는 리더가 되는 것보다는 인류에게 위대한 도구를 들려주는 일이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타인의 말과 기대치를 충족시키기보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와 기준을 가지고 한 평생 ‘Stay hungry, stay foolish’하게 살다간 진정성 있는 리더였다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광기를 지닌 악마와 같았지만 그와 동시대를 살았다는 사실이 큰 축복이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듯하다. 자신이 이끌고 있는 조직에 진정한 영혼이 될 수 있는 리더가 언제 다시 나타날지 벌써부터 그리워 진다. 영혼이 있는 리더에 대한 그리움. 이게 잡스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레가시(legacy), 즉 유산이다. 리더는 레가시를 남기는 존재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mail protected]
필자는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빙엄턴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4년 미국경영학회 서부 지부로부터 ‘올해의 유망한 학자상’을 받았다. 2010년 리더십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의 ‘올해의 최고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매일경제 선정 한국의 경영대가 30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주 연구 분야는 리더십과 조직행동론이다.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이 주는 교훈
아이팟(iPod)과 아이폰(iPhone)의 열풍으로 디지털 미디어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애플(Apple Inc.)의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삶 자체가 드라마틱하다. 태어나자마자 생모로부터 버림받고 잡스(Jobs)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자신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생하는 양부모를 생각하여 대학을 중퇴한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전자기기 만들기에 몰두했다. 21세에 애플컴퓨터를 공동 창업하여 급성장시켰지만 30세 때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났다. 절망에 빠졌으나 다시 넥스트(NeXT)라는 회사를 통해 컴퓨터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한편, 픽사(Pixar)라는 기업을 인수하고 토이 스토리(Toy Story) 등 3D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하여 상업적인 성공을 이루었다. 반면 애플은 잡스를 쫓아낸 지 10여 년간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10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결국 스티브 잡스는 42세 되던 해에 애플의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CEO로 임명되었다.
스티브 잡스의 경영관과 리더십에 대해 이러저러한 얘기들이 많지만, 그것이 자신의 드라마틱한 삶을 헤쳐 나가면서 터득한 경험에서 생성된 것인지 혹은 난관을 헤쳐 나가는 천재의 직관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애플의 수장으로 돌아와 그가 이뤄낸 아이맥(iMac), 아이팟, 아이튠즈(iTuns), 아이폰, 앱스토어(App Store) 등의 연이은 성공과정을 살펴보면 그의 경영스타일과 리더십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늘 강조하던 “단순하고 직관적인 것”은 적자에 허덕이던 애플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다시 회생시키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그는 애플컴퓨터의 창업시절부터 복잡한 형태의 컴퓨터를 지양하고 개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제조를 중시했다. 마우스를 도입하여 키보드 중심의 입력체계에서 벗어났고 보다 직관적이고 편리한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raphic User Interface, GUI)를 채택했다. 스티브 잡스가 뉴튼(Newton) 제품군을 사장시킨 것은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서였다는 얘기도 있지만 당시 뉴튼은 PDA(Personal Data Assistant)로서 단순하지 않고 사용하기 불편해 대중화시키기 어려운 제품이었기 때문에 과감히 정리됐다.1) 스티브 잡스의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아이팟 제품개발에서 발휘됐다. 출시 당시 mp3 플레이어로서 아이팟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제품들은 많았으나, 1000여 곡에 이르는 파일검색과 작동이 3번의 조작 이내에서 가능하도록 만든 제품은 아이팟뿐이었다. 또한 전화기능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빠르게 작동되기 위해서 아이폰 제조 시 과감하게 멀티태스킹 기능을 제거시켰다. 윈도 모바일 계열의 스마트폰이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만 반응속도가 느려 사용자에게 답답한 인상을 주던 것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애플은 곧 전자도서기기(e-reader)인 태블릿 제품을 선보이며 이 제품의 운영체제를 아이폰 OS로 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 또한 태블릿 제품이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도록 결정한 것이라 생각된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에 대한 두 번째 요인으로는 “문화와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들 수 있다. 뛰어난 경영자는 모두 무엇이 돈이 될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출중하다. 스티브 잡스도 새로운 시장에 대해 간파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특히 그는 문화와 미디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이러한 관심이 미디어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적절한 사업구상으로 이어지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애플에서 쫓겨난 이후 픽사(Pixar)를 인수한 것도 그가 미디어산업에서 3D 애니메이션의 성공가능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음반시장이 디지털화되고 있음을 직감한 그는 아이팟의 시장성을 파악했으며, 소비자들이 스트리밍서비스보다 음원(音源)을 소유하기를 원한다는 사실로부터 아이튠즈(iTunes)의 사업성을 확신했다. 컴퓨터 전문인력이 영화를 제작한다던지 컴퓨터제조사가 mp3 플레이어를 만든다는 것은 뜬금없는 일로 여겨졌을 수 있으나 문화와 미디어에 대한 그의 관심이 사업을 추진하도록 확신을 주었다. 애플은 아이맥(iMac)이라는 예쁜 컴퓨터를 제작하여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했으며 이어폰 색상을 아이팟과 같은 하얀색으로 통일하는 섬세한 배려를 보여주는 등 제조업체라기보다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icon) 생산자로서 자리매김했다.
세 번째로 스티브 잡스는 단순한 기계판매가 아닌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는 그의 경영스타일 중 가장 높게 평가받을 부분으로서 애플의 경쟁력을 향후에도 지속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운영체제를 위주로 판매하는 회사도 아니고, 휴렛패커드(HP)나 델(Dell)처럼 컴퓨터기기만을 전문으로 판매하지도 않는다. 더구나 구글(Google)처럼 오픈 소스(Open Source) 제공자도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애플은 자사의 운영체제를 자사의 단말기에만 장착하여 판매하는 회사이다. 이러한 경영방식은 운영체제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기도 어렵고 단말기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도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자사의 운영체제와 단말기를 개선하여 의도했던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애플은 아이폰을 제작하면서 계획했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체제를 별도로 만들었고 동시에 가장 적절하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단말기를 디자인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스마트폰 단말기를 지원할 수 있는 운영체제인 윈도 모바일을 개발했지만 단말기별로 다른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Android)라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공개하여 아이폰에 도전하고 있으나 구글이 기획한 넥서스원(Nexus One)이라는 스마트폰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아이튠즈(iTunes) 사업은 종합서비스라는 관점에서 스티브 잡스의 최고업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아이튠즈는 디지털화되는 미디어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시켰다.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음원 판매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미국레코드공업협회(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RIAA)와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득시켰다. 복잡한 저작권 문제가 얽혀 있는 음반판매를 아이튠즈 하나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더구나 판매방식은 앨범단위가 아닌 음악파일 단위이며 파일당 99센트에 판매했다.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음악파일을 구입할 수 있어야 파일재생 단말기인 아이팟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튠즈는 단지 단말기 판매촉진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기존 아이팟 고객을 묶어두는 역할을 했다. 즉, 아이팟이 아닌 다른 회사의 단말기로 교체할 경우 그동안 99센트씩 주고 구입한 음악파일들이 이용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팟의 고객들은 다른 기업의 스마트폰을 구입하기보다는 아이튠즈에서 구입한 음악파일들을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애플이 제작해 주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애플은 아이폰을 선보였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아이튠즈와 같은 종합서비스 장치인 앱스토어(App Store)를 만들었다. 앱스토어는 음악파일이 아닌 어플리케이션(프로그램) 파일을 판매한다. 스티브잡스는 아이튠즈와 앱스토어의 성공을 기반으로 전자도서 단말기인 태블릿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와 같이 아이튠즈는 아이팟 소비자들을 확보하고 아이폰을 구입하도록 하는 레버리지(leverage) 역할을 했고, 다시 앱스토어는 아이폰 소비자를 확보하고 다음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스티브 잡스의 경영관과 리더십은 애플에 대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게 하였다. 애플과 고객은 단순한 기업과 소비자간 관계라기보다는 아티스트와 팬들의 관계로 묘사할 수 있을 정도이다. 심지어 애플의 고객들은 스티브잡스를 추앙하는 종교집단의 추종자들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브라우저시장, 게임시장, 음악재생기 시장 등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되어야 인터넷 익스플로러(IE), X박스, Zune 등으로 진입하여 뒷북치는 실망스러운 행위를 보여주었으나, 애플은 이와 대조적으로 시장을 형성해 가면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다시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주었다. 이러한 충성도 높은 애플의 고객은 400~500달러나 하는 고가의 초기 아이팟 제품을 구입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스티브 잡스는 기업경영에 있어서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면서 “그만한 자원과 자본을 가졌으면 경영은 누가하던지 회사는 성장한다”라는 대중들의 잘못된 생각을 잠재워준다. 그는 최근 회복이 불가능한 암환자로 선고 받았다가 치료에 성공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그를 “오늘 죽는다면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도록 하는 습관을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지나치게 독선적이고 단호해서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날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스티브 잡스는 늘 비주류처럼 생각하고 도전해 왔다. 2005년도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 초대받은 그는 축사에서 “늘 만족하지 말고 늘 우직하게 일할 것(Stay hungry, Stay foolish)”을 당부했다.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을 생각하면서 연상되는 인물이 일본 소니(SONY)의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 전 회장이다. 그는 1980년대 워크맨(Walkman) 신화를 창조하였던 인물로서 한낱 트랜지스터라디오 제조업체였던 소니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그가 1994년 회장직을 물러난 이후 소니는 디지털화의 추세에 발맞춘 제품을 출시하지 못해 워크맨과 동일한 개념인 mp3 플레이어의 시장에서 뒤쳐져 버렸다. 소니는 휴대폰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노트북컴퓨터시장에서도 갖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 가격에는 사고 싶지 않은 제품을 양산하는 회사가 되었다. 3D TV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소니가 새로운 리더십을 확보하여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올해에는 한국 기업들도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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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티브 잡스가 다시 CEO로 돌아왔을 때 애플의 중요 제품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뉴튼을 사장시킨 것과
관련하여 뉴튼이 그를 10여 년 전 쫓아냈던 전임CEO 존 스컬리(John Sculley)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었기
때문에 복수하기 위한 것이라고들 했다. 스티브 잡스는 뉴튼사업부를 스핀오프(spin off)시켜 별도의 회사로
만들었지만, 뉴튼사업부서 직원들이 퇴사하여 차린 PDA용 운영체제 개발사였던 PIXO를 인수하여 아이팟의
운영체제 개발을 맡겼을 정도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경영자였다.
<참고자료>
Wikipedia (Steve Jobs, Apple Inc.)
Stanford Report, “You’ve got to find what you love, Jobs says,” 2005. 6. 14.
Discovery Channel, “The Inside Story of iPod,” 2006. 12.
스티브 잡스도 섬세한 리더였다
스티브 잡스도 섬세한 리더였다
리멤버 커뮤니티 이야기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강퍅한 성미의 리더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죠. 팀원들에게 주 90시간 근무를 강요하고 타부서와의 경쟁을 부추기는 등 독선적이고 통제 불가한 리더십 탓에 자기가 세운 애플에서 방출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애플에 복귀해 결국 엄청난 성과를 이룩해낸 리더로 기억되고 있는 것도 분명하죠. 잡스는 독단적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천재적 기질을 발휘해 조직을 단숨에 성공 가도에 올려줄 것만 같은 리더십의 표상이기도 한 겁니다.
잡스 같은 걸출한 인물은 극히 드뭅니다. 그러나 그와 비슷한 리더십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들은 많죠. 이번주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CEO 회원님의 고민도 비슷한 리더 유형의 팀장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추진력도 있고 사업 성과도 내고 있지만, 독단적인 면모 때문에 직원들이 튕겨져 나간다는 것인데요. 비슷한 경험을 가진 커뮤니티 회원님들은 어떤 조언을 남겼을까요?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 강압적인 팀장을 부드럽게 바꿀 수 있을까요?
조직은 성과로 말합니다
회사 조직의 제1 목표는 사업 성공으로 돈을 버는 것입니다. 시대가 많이 지났지만 이는 불변하는 기업의 원칙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해당 팀장이 사업 성과를 내고 돈을 벌어다주고 있다면 일을 잘하고 있는 겁니다.
다만 팀장 혼자만의 성과는 아닙니다. 팀장이 제시한 고난도 목표에 동의하는 동료들이 협업해 만들어낸 성과이겠죠. 일단 이 팀장이 이끄는 조직의 성과가 확실하게 지속적이라면, 그 팀장에게 얼라인될 수 있는 사람들을 미리 검증해 붙여주도록 하세요. 사업 성과를 내는 게 어려운 만큼, CEO 입장에서도 까다롭겠지만 더욱 섬세하게 동료들을 고르고 붙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 지표만이 중요한 게 아닌 시대
그러나 조직의 규모가 점점 커질수록 팀장과 완전히 얼라인된 조직원을 붙여주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이 경우엔 팀장의 리더십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비용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이젠 “평생 직장은 옛말이다”라는 말조차 옛말이 됐습니다. 이제는 손 안의 휴대폰 속에서 이직처를 고르고 결정할 수 있는, 이직이 너무나 쉽고 잦은 시대가 됐습니다. 인재를 뺏고 뺏기는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죠.
기존의 군기 잡기식 단순한 개념의 조직 관리만으론 부족합니다. 강압적 팀장이 그 추진력으로써 성과를 내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이탈한 직원들의 자리에 새 직원을 뽑고 교육하고 적응시키는 데 큰 비용이 발생하며, 장기적으로는 구직 시장에 기업문화가 나쁘게 전해져 양질의 인재가 유입하지 않는 파생 비용이 발생합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는 쉽게 치부할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때문에 더 멀리 내다보는 CEO로서는 팀장의 ‘성과’도 재정의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이 성장할수록 팀장의 성과는 단순히 실무적 지표에만 갇힌 게 아니라, 인재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더 유능하다면) 나아가 회사에 더 다니고 싶게끔 조직을 관리하는 영역까지 포괄해야 합니다.
명확한 시그널을 주세요
앞으로 조직에 필요한 부분을 다면적으로 고려하고 팀장의 성과를 재정의하셨다면, 그 다음은 이제 확실한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길입니다. 직장인에게 가장 강력한 피드백은 인사와 연봉 협상입니다.
이때 한쪽으로만 치우칠 수 있는 피드백으로 잘못된 시그널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조직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해도 단기적 성과에 눈이 밟혀 해당 팀장에게 높은 연봉과 승진을 안겨준다면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는 겁니다.
자신의 이익 볼륨을 키우는 쪽으로 행동하는 게 인간이거든요. 조직 관리도 보여주기식으로만 흘러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퇴사한 그 녀석은 자세부터 글러먹었다” “의지가 없어 개선의 여지부터가 없었다” 등 변명과 함께 말입니다.
조직 관리도 유의미한 목표로서 던져주세요. 진짜 유능한 팀장이라면 자신을 점검하고 조직 관리도 더 유능하게 해낼 겁니다. 그에 미치지 못하면 꾸준히 네거티브한 피드백이 있어야 하고요.
스티브 잡스, 알고 보면 섬세한 리더?
앞서 말씀 드린 잡스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미국서 출간된 스티브 잡스 평전 ‘스티브 잡스 되기(Becoming Steve Jobs)’에 따르면 잡스가 애플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은 의외로 참을성과 혁신에 대한 존중이었다고 적혀있습니다.
사실 애플에서 쫓겨난 후 잡스는 야인으로 지내는 동안 절제와 겸손을 배웠습니다. 이는 훗날 애플로 복귀한 잡스가 동료들과 함께 아이폰 신화를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잡스의 대성공은 어쩌면 유능하면서도 타고 나길 강퍅한 관리자가 훗날 절제와 헌신을 겸비했을 때 나타난 결과물로 정의할 수 있을 겁니다. 그저 헌신만 하는 유순한 관리자도, 강짜만 부리는 괴팍한 관리자도 아니었단 말이죠. 조직을 멀리서도 봐야 하고, 가까이서도 봐야하는 CEO로서는 새겨볼 필요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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