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터빈 블레이드의 재사용 방안은?
[에너지신문] 풍력발전시스템에서 공기 운동에너지를 기계적 회전 운동에너지로 전환해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블레이드는 풍력발전 시스템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항공기에 적용되는 블레이드에 비해 풍력터빈에 사용되는 블레이드는 대형 구조물이며 가혹한 자연환경에 노출이 된다. 따라서 풍력발전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블레이드 상태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현장에 설치된 블레이드 검사는 국내에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블레이드의 공장 출하 전 및 설치 운영 단계에서의 초음파검사 기법을 사용한 비파괴검사가 수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블레이드의 평균 사용 수명보다 빠른 시일에 손상이 발생해 폐기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풍력터빈 블레이드 재료 개발, 형상에 대한 공력 설계 등의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발생하는 블레이드가 수명을 다한 뒤의 폐기물처리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는 상태이다.
여기에서는 2012~2016년에 작성된 덴마크 혁신 컨소시움(GENVIND)을 토대로 풍력터빈 블레이드의 재사용 및 다른 분야 적용에 대해 논하며, Ellen MacArthur의 순환 경제 시스템 기법을 사용한 결과를 토대로 한다.
◆ “2034년까지 블레이드 폐기물 20만톤 이상 나올 것”
풍력터빈 블레이드는 일반적으로 복합체 구조를 사용하며 주요 파트에 사용되는 재질은 △보강 섬유: 유리, 탄소, 아라미드, 현무암 △폴리머 복합체: 에폭시, 폴리에스테르, 비닐, 에스테르, PUR(polyurethane), 열플라스틱과 같은 열경화성 물질 △샌드위치 중추: 발사 나무나 폼,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코팅: PE(polyethylene), PIR △금속: 구리 와이어, 강철 볼트 등이다.
복합체는 주로 유리섬유 강화 폴리머(GFRP)를 주로 사용하며 강화 섬유와 레진의 무게비는 6:4 또는 7:3 정도가 된다. GFRP는 저밀도 고장력을 띠고 피로도, 부식, 전기·열 전도에 대해 성능이 우수하며, 사용수명이 길며 저렴한 장점이 있다. 블레이드로부터 발생하는 폐기물은 수명이 다했을 때 가장 많은 비율로 발생하지만 초기 생산과 모델 제작 과정에서도 비교적 많은 폐기물(전체 블레이드 하중의 10~18%)이 발생한다.
풍력터빈에 사용되는 GFRP는 12~15t/MW으로, 2016년 유럽에서 풍력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량은 12.5GW이고, 이때 사용된 GFRP 복합체는 15만~18만 6000톤이 사용됐다. Albers에 따르면, 이와 같은 추세라면 2020년에는 약 5만톤, 2034년에는 20만톤 이상의 블레이드 폐기물이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GFRP 복합체의 재사용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15~20m 길이의 블레이드만 재사용되고 있다.
Perry는 △사용 가능한 재사용 기술 △분해와 시장 접근성 △재사용 가능한 물질과 선택이 재사용을 위한 3가지 요소라 했다. 일반적으로 수명이 다한 블레이드는 매립이나 소각을 했다. 매립의 경우 독일 등의 국가에서는 금지하고 있으며, 소각은 소각 후 60% 이상 재로 남지만 대기오염 등의 이유로 규제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매립과 소각의 대체 방법으로 재사용이 고려되고 있지만 재사용 운용의 비용, 재사용 물질을 위한 시장진입 등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 부족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복합 물질 1kg 생산에 111.88 MJ/kg이 소요되지만 재사용 물질을 사용할 경우 원재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1/10의 에너지가 사용된다는 최근의 연구 자료는 재사용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블레이드의 재질 선택에 있어 경도의 최적화, 피로수명, 손상 회복 방법, 경량 물질, 극한 환경에서의 형상 디자인과 함께 지속적으로 재사용 가능한 물질 개발이 필요하다.
재사용 물질 사용시 원재료 1/10 에너지만 소모
블레이드, 플라스틱 비해 내연성·방수기능 우수
◆ 폐기 블레이드, 다리ㆍ가구 등 재사용 가능
GENVIND 컨소시엄은 연구·혁신을 위한 덴마크의 국립기관에 의해 2012~2016년 동안 운영됐던 프로젝트이다. GENVIND는 폐기되는 블레이드를 다양한 형태로 재사용 및 다른 분야에서의 적용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순환 경제는 기본적으로 생산품과 재질을 사용 가능한 최대 수명까지 유지하는 데 기본적으로 목표를 두는 것에 반해, GENVIND는 가능한 높은 품질로 형상 변경(재사용, 크기·형상 변경)과 재사용을 통해 다른 시스템에 재진입을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때 사용되는 폐기물의 개념은 수명이 다한 품목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기물을 포함하고 있다.
재사용은 블레이드의 수명주기 모니터링이나 피로도 테스트를 통해 블레이드를 재사용하는 방법으로 가장 간단하지만 안정성이 필수적이다. 크기 및 형태 변환은 주로 풍력터빈 블레이드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블레이드를 필요한 크기나 모양으로 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폐기되는 블레이드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첫 사례는 다리이다. 덴마크 Aalborg 지역에 설치된 다리는 두 개의 블레이드를 사용해 다리로 사용했다. 블레이드를 다리에 사용할 경우 경제성, 강도, 블레이드의 이송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일반적인 다리 형상에 대한 탈디자인에 대한 극복이 최우선 과제이다.
블레이드는 도시 가구 등에 사용 가능하며, GENVIND 프로젝트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연간 도시형 가구의 5%에 풍력터빈 블레이드를 사용하면 폐기되는 블레이드를 소비 흐름에서 제거 가능하며, 다른 재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터빈 블레이드는 플라스틱에 비해 내염성과 방수 기능이 우수하고 200℃ 이하에서는 독소 검출도 없다. 다만 디자이너가 적절한 크기의 블레이드를 사용해 자유롭게 디자인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전반적으로 블레이드는 강하고 가볍고 내구성이 좋지만 블레이드의 운송, 디자인 제한, 강한 복합 유리섬유의 가공 문제, 미세유리입자 분진에 따른 건강 및 안전성 등의 문제가 단점으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나무 재질을 보호하기 위한 벽면 페인트로 블레이드 재사용 물질을 사용할 경우 UV 안정성과 보호 효과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페인트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입자가 최대 50μm여야 하며 이를 위한 추가적인 작업으로 인한 시간과 비용이 상승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와 같이 다른 제품으로의 재사용의 경우 동질의 물질을 얻는 것, 물질의 확산,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GFRP의 역겨운 냄새가 주요 난제로 남아 있다.
블레이드에서 섬유를 얻기 위한 방법(제3의 재사용)으로는 소각을 이용한 열분해 방법, 400~ 500℃의 규토 모래판에서 블레이드를 고온의 산소로 가열해 분해하는 ‘Fluidised bed’ 방법, 초임계 온도와 압력(100℃, 1 bar 이하) 이하에서 용매(질산, 암모니아, 글리콜)를 사용한 가용매 분해법, 초임계 온도와 압력 근처에서의 용매(에탄올)를 사용하는 가용매 분해 방법이 있다. 이렇게 분해된 섬유는 콘크리트 강화용으로 사용이 된다. 재사용 방법에 비해 물질의 동질성은 높지만 섬유 추출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며 충분한 블레이드 폐기물을 축적하는 것은 과제로 남아 있다.
폐기된 블레이드에서 섬유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전환법이 있다. 고열량의 오일(바이오오일)을 사용해 다른 부산물 없이 섬유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40 MJ/kg의 열량이 소모된다. 추출된 섬유의 인장강도는 원섬유의 80~90%를 유지한다. 아직 실험실 수준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소 300℃에서 레진은 녹기 시작하고 100 bar 이하에서 오일의 품질에 관계없이 섬유 전환이 진행됐다.
◆ 국내 관심 및 연구 미비…관심 가져야
국내 풍력산업은 풍력터빈 블레이드의 성능 향상을 위한 재질, 공력, 운용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한 단편으로 블레이드 제작 과정이나 수명이 다한 블레이드에서는 많은 폐기물이 나오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블레이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덴마크 GENVIND 컨소시엄에서 재사용 사이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블레이드를 놀이시설, 다리 등의 도시시설에 재사용하거나 블레이드에서 섬유 물질을 추출해서 다른 재료와 혼합해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재처리·재사용에는 거대한 블레이드를 조각내야 하고 레진과 같은 기타 물질을 분리해야 하는 등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소비되기에 아직까지는 경제성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현재 추세와 같이 증가하는 풍력발전 시스템에서 향후 수명주기가 다한 블레이드가 대량 발생하는 시기에는 블레이드 처리에 대한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 제시하고 있는 블레이드 재처리 및 재활용에 대한 분야는 향후 발생할 것으로 생각되는 블레이드 폐기 처리를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 기고는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 Report)에 실린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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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풍력발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잇단 ‘탄소중립’ 선언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으면서죠.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초 전남 신안군 임자대교에서 열린 해상풍력단지 투자 협약식에서 “우리나라를 2030년에는 해상풍력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두산중공업 등 국내기업도 잇달아 풍력발전 사업을 키우고 있어요. 이번 테크따라잡기에서는 바람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이번 설명을 위해 한국풍력산업협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자료를 참고했어요.
블레이드, 3개가 적합한 이유
/ 그래픽 = 포스코 홈페이지 캡처
풍력발전기의 기본적인 구조부터 알아보도록 해요. 크게 타워(Tower), 블레이드(Blade), 회전축(Shaft)과 주축(Main Shaft), 증속기(Shaft), 발전기(Generator) 등이에요. 다른 부품들도 많지만 핵심만 짚고 가도록 해요.
풍력 발전기의 겉모습을 보면 타워와 블레이드가 중심이에요. 타워는 풍력발전기를 지지해지는 구조물로 기둥 역할을 하고 있죠. 날개 역할을 하는 블레이드는 바람 에너지를 회전 운동에너지로 변환해줘요. 바람이 블레이드 표면을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양력(Lift Force)으로 회전을 해요. 풍속이 낮은 지역에선 블레이드 길이를 늘여서 에너지 발생 효율을 높인데요.
일반적인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는 3개래요. 왜일까요? 바로 에너지 효율 때문이에요. 블레이드가 1~2개이면 바람을 받는 면적이 제한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많이 발생한대요. 그리고 3개일 때보다 회전도 불규칙하고 진동도 많이 발생한대요. 3개보다 많으면 무게 때문에 오히려 발전효율이 떨어진다네요. 발전효율, 비용, 안전성 등을 고려하면 최적의 조합이 3개인 거죠.
이제 내부를 볼까요. 회전축과 주축은 블레이드에서 얻은 회전 운동에너지를 증속기와 발전기에 전달해요. 증속기는 블레이드의 회전속도를 증가 시켜 발전기를 구동시켜요. 그런데 고장 발생률이 높은 부품 중 하나예요. 증속기가 고장나면 운전정지가 장기화될 수 있대요. 그래서 최근엔 증속기를 설치하지 않고 발전기에 설치되는 영구 자석의 극(Pole) 수를 늘려 회전속도를 증속하는 풍력발전기도 보급되기 시작했대요. 발전기는 증속기로 전달받은 기계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죠.
발전기에서 변환된 전기에너지는 품질이 좋은 전기는 아니에요. 여기서 품질이 좋지 않다는 건 전압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야기예요. 바람이 항상 부는 게 아니니 생성되는 전기 품질도 일정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전력변환장치(Inverter)를 설치하는데요. 일정한 전압으로 변환시켜주는 역할을 해요. 전력변환장치를 통과한 전기는 다시 변압기로 이동해 발전소에 알맞은 전압으로 변압시킨 뒤 타워 내부에 설치된 전선을 통해 발전소로 송전 돼요.
육지보단 바다, 고정식보단 부유식
/사진=한국풍력발전산업협회 홈페이지
풍력발전기는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설치해요. 어찌 보면 당연한 거죠. 풍속이 초속 3~13m/s 정도 돼야 최고출력을 발생시킨대요. 초속 20m/s 이상이 되면 안전상의 이유로 자동으로 작동이 멈춰요. 전기생산량은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하는데요. 그래서 풍속이 빠르고 풍향이 일정한 곳이 적합해요. 이러한 이유로 풍력발전기는 풍속과 풍향이 비교적 일정한 고산지대나 바다에 설치해요.
풍력발전기를 육지에 설치하면 육상풍력, 바다에 설치하면 해상풍력이라 해요. 풍력발전 초기엔 육상풍력발전기가 주를 이뤘어요. 그러나 최근엔 해상풍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요. 풍력발전기는 블레이드가 회전하는 과정에서 소음을 발생시키는데요. 육상풍력발전기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죠. 그리고 육상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면 또 다른 자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어요. 설치 과정에서 산림이 파괴되거나 자연경관을 해칠 수 있죠.
해상풍력은 설치 방식에 따라 고정식과 부유식으로 나뉘어요. 고정식은 콘크리트와 쇠기둥을 이용해 해저지반에 고정하는 방식이고 부유식은 수중에 떠 있도록 설계한 풍력발전기예요.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고정식 해상풍력은 수심 50~60m, 부유식 해상풍력은 50~60m 이상 수심에서 설치가 가능해요.
고정식 해상풍력보다 부유식 해상풍력이 더 많은 기술력이 필요해요. 부유식 해상풍력을 건설하기 위해선 해양구조물을 건조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상용화는 아직 덜 된 상태예요. 세계풍력협회의 ‘2020년 해상풍력보고서’에 따르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시설을 설치한 나라는 영국, 포르투갈, 노르웨이, 프랑스 일본뿐이래요. 앞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이 주를 이룰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에요. 고정식보다 더 멀리 설치가 가능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고 먼 바다에서 더 많은 바람이 불기 때문이죠.
최근엔 국내 기업들도 해상풍력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 있는데요.
가시적 성과를 내는 곳은 두산중공업이에요. 2005년부터 풍력 기술 개발에 돌입해 자체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거든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단지를 설계, 부품 공급, 설치까지 한 경험이 있어요. 2025년까지 연매출 1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삼성중공업은 최근 부유식 풍력발전 시장 진출을 선언했어요. 최근엔 9.5MW급 대형 해상 풍력 부유체 모델을 독자 개발하고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했어요. 삼성중공업은 “해상 풍력 부유체는 삼성중공업의 대형 해양플랜트 수행 역량을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 확장한단 의미”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적극 공략해 나가겠다”고 밝혔어요.
철강업계도 풍력발전 시대를 대비하고 있어요. 포스코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 오스테드(Orsted)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요. 포스코는 그간 오스테드의 영국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등에 10만톤 이상의 강재를 공급했어요. 최근 세아제강지주는 영국에 해상풍력발전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 생산공장 건립을 위해 3년간 약 4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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