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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사이의 공간 (Reimagine the library)_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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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공간’이 뜬다 – 브리크매거진 –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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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공간'이 뜬다 - 브리크매거진 -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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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학교, 그리고 제3의 공간 | arte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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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학교, 그리고 제3의 공간 | arte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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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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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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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컬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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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컬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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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제 3의 공간은 왜 필요할까? : 네이버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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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제 3의 공간은 왜 필요할까? : 네이버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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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공간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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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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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의 공간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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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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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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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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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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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µµ½Ã¿Í ¶óÀÌÇÁ] ¿äÁò ½Ä `Á¦3ÀÇ °ø°£` – ¸ÅÀÏ°æ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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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공간’이 뜬다

글. 경신원 도시와커뮤니티 연구소 대표

‘도시’와 ‘로컬’이라는 양대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앞서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경신원 도시와커뮤니티 연구소 대표를 필진으로 초대했습니다. 연재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새 주역으로 등장한 MZ세대의 특징을 파악하고 그들이 욕망하고 소비하는 공간을 함께 따라가 보며 21세기 라이프스타일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우리 삶의 행태를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마스크 쓰기’는 물론 ‘사회적 거리 두기’, ‘영업시간 제한’, ‘재택근무’, ‘줌미팅’…. 등 이전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들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재택근무자의 경우,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다고 항상 집에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혼자 사는 경우가 아니고는 식구들과 함께, 특히 아이들이 있는 경우, 업무에 집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카고 대학, 스탠포드 대학, 그리고 MIT가 공동으로 실시한 ‘코로나 19으로 인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대한 연구 – Survey of Working Arrangements and Attitudes’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자의 1/3 이상이 카페, 코워킹 스페이스, 혹은 도서관과 같은 집이나 오피스가 아닌 공간 – nonhome, nonoffice, nonworkingspace인 ‘제3의 공간’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3의 공간’은 어떤 공간일까? 공동연구에 참여한 MIT의 진화 조Jinhua Zhao 교수는 카페, 도서관, 커뮤니티 센터와 같은 ‘공공장소’, 협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 그리고 친구 혹은 동료(associate)의 집이 제3의 공간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코워킹 스페이스는 대부분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점차 교외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점차 많은 교외지역 거주자들이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교외지역의 코워킹 스페이스는 거주자 중심의 소규모로 도심보다는 훨씬 더 지역적(localize)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코워킹 스페이스 주변으로 카페나 레스토랑과 같은 F&B 관련 리테일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의 도시사회학자인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는 ‘The great good place’에서 현대사회가 갖는 고독감이나 소외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제3의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삶의 첫 번째 공간인 집과 가정, 삶의 두 번째 공간인 일터에 이어 목적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삶의 세 번째 공간, 즉 비공식적인 공공생활이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공간이 제3의 공간이 된다 – third places(after home, first, and workplace, second) and these are informal public gathering places. These places serve community best to the extent that they are inclusive and local(1989, p. xvii).”고 이야기했다.

제3의 공간은 다음의 8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On Neutral Ground(중립성) : 특정 개인에게 편향된 공간이 아닌 모든 이용자가 행동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중립을 지키도록 유지함으로써 더 가치있고 다양한 모임 형성이 가능하도록 하는 공간

The Third Place Is a Leveler :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

Conversation Is the Main Activity : 대화의 공간

Accessibility and Accommodation : 이용자의 거주지로부터 가까우면서 제1 혹은 제2의 공간에서의 부여되는 책임감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는 공간

The Regulars: 정기적인 이용자, 즉 단골손님들로 인해 생동감이 넘치는 공간

A Low Profile :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의 공간

The Mood Is Playful :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간

A Home Away from Home : 제1의 공간인 집과 가정에서 벗어난 공간이지만, 제1의 공간이 주는 사적인 공간과 같은 편안하고 따뜻함을 주는 공간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제3의 공간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가 1980년대 목격한 미국 사회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오늘날 우리 사회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함께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코리빙, 코워킹 스페이스 개발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공간에 대한 확산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그가 강조한 바와 같이 제3의 공간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공간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 간의 사회적인 상호작용, 사회적 관계social interaction으로 인해 형성되는 공간이다.

집, 학교, 그리고 제3의 공간

[아르떼365]에서는 올 한해 C Program 과 협업하여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을 주제로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열린 공간, 어린이를 위한 공공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매월 한 번씩 소개한다. 넘나들며 배울 수 있는 성장과 자극의 기회를 제공하는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과학관의 사례와 함께,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담아낼 예정이다.

# 휴식에서 영감으로, 제3의 공간

지난 일주일 동안 어떤 공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떠올려보자. 집과 일터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 집이나 일터만큼은 아니지만 틈날 때마다 기꺼이 가게 되는 곳은 어디일까? 짜여진 계획 없이 편안히 쉬기도 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곳, 제3의 공간이라고 불리는 이런 공간들을 한두 곳 정도는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제3의 공간이란 개념은 사회학자인 레이 올덴버그가 쓴 책 『The Great Good Place』 (1980)에 처음 등장했고,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Informal public gathering places outside home and workplaces where people gather

frequently, willingly, and informally”

(집, 회사 외 공간 중에서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자주 모일 수 있는 공간)

또한 책에서는 제3의 공간이 가진 주요한 특성을 아래 6가지로 언급하고 있다.

“Neutral ground, Conversation, Appreciation of human personality and individuality,

Easily Accessible, Playful mood, Refresh”

(공간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중성적인 성격의, 대화가 중심이 되는, 개개인을 존중하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의, 휴식/재충전이 가능한)

요약해보면, 제3의 공간은 집, 일터를 벗어나 누구나 격 없이 모여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편안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1980년의 제3의 공간이 이런 공간이라면, 2019년 제3의 공간은 과연 어떤 공간일까?

제3의 공간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스타벅스의 2019년 브랜드 미션을 살펴보자. 스타벅스는 최고의 커피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커피 한잔과 함께 하는 스타벅스에서의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새로운 영감을 만나고 성장하길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스타벅스에 가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혼자 또는 함께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만드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한 자주 가는 동네 서점에서는 좋아하는 작가의 북토크를 하기도 하고 북토크를 통해 취향 또는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기도 한다.

이처럼 2019년의 제3의 공간은 편안하고 즐거운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혼자 또는 함께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출처] 카우앤독 따로 또 같이 즐기는 코워킹 커뮤니티 카우앤독의 모습[사진출처] 카우앤독 www.cowndog.com

그렇다면 이런 제3의 공간은 과연 어른들에게만 필요할까? 어쩌면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 미래를 만들어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제3의 공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알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그 제시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경험을 제안하는 건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다가올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그 변화에 맞게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내는 탐구력, 호기심을 갖고 그다음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상상력, 전에 없었지만 앞으로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창조력 등이 필요할 것이라는 건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A Whole New Mind)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는 다양한 형태의 사고와 삶에 대한 접근을 통해 활기를 얻는다. 패턴과 기회를 감지 하고, 예술적 미와 감정의 아름다움을 창조 해내며, 훌륭한 이야기를 창출 해내고,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 해내는 능력, 다른 사람을 공감 하고 미묘한 인간관계를 잘 다루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잘 유도 해내고, 목적과 의미를 발견해 이를 추구하는 능력 과 관련이 있다.”

미래에 필요한 이런 자질은 어떻게 길러질 수 있을까?

아이들의 제2의 공간, 학교의 시스템과 환경도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변화하고 있지만, 넘나들며 배우고 성장하는 다양한 경험과 영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도 제3의 공간이 필요할 수 있다.

아이들의 작업실 이문238 (2016.12 ~ 2019.2)

Photo by DD238

# “스스로, 무엇이든, 마음껏, 함께”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간

그렇다면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성장과 영감의 기회를 주는 공간은 어떤 공간일지 상상해보자.

짜여진 경험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경험의 재료가 다양하고, 무엇을 하든 마음껏 시도하고 실패하기도 하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공간.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한 가지 목표가 아니라, 각자 스스로 다양한 목표를 설정하고 넘나들며 배우는 즐거운 공간. 또한 아이 한명 한명이 주체로서 존중받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고 아이들의 속도를 따라가며 도와주는 어른들이 있는 곳. 그런 곳이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이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제3의 공간은 경제력, 지역 등과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을 위한 기본 인프라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아이들 모두를 위한 배움의 공간이었듯이, 미래를 준비하는 2019년의 모든 아이들에게 넘나들며 배울 수 있는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

다양하고 검증된 콘텐츠를 갖고 있으면서 아주 적은 비용을 내거나 내지 않고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이 있다. 바로 박물관, 과학관, 미술관, 도서관이다. 이 공간들은 아이들뿐만 아닌 모두를 위한 공간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아이들‘도’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공간들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열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3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사박물관 공룡 발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특별한 경험

Photo by C Program

#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의 시작, 박물관, 과학관, 미술관, 도서관

제3의 공간으로서 박물관, 과학관, 미술관, 도서관을 꼽은 것은, 아이들에게 성장과 영감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물리적 공간 자체만으로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위해 우리는 3가지 요소를 고려하고자 한다.

성장과 영감의 경험을 만드는 환경 = 물리적 공간 × 콘텐츠 × 사람

먼저 물리적 공간이란 아이들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이용자로서 아이들을 고려하여 공간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느티나무도서관은 주택 밀집 지역에 있으면서 아파트들과도 인접한 공원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를 오가며, 공원에 가다 도서관에 들를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이들을 배려한 공간들이 많은데, 예를 들면 만화책을 볼 수 있는 다락방은 아이들이 책에 대한 큰 부담 없이 도서관 문을 열게 하는 마중물이 되어준다. 이처럼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지만 아이들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고려되어 있는지를 물리적 공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아이들도 편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숨은 공간들

photo by C Program

콘텐츠는 다양한 경험의 재료들이 있어 아이들의 관심사나 호기심에 따라서 마음껏 해보고 싶은 활동을 할 수 있고, 정답이 없어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체득하고 완성해갈 수 있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도서관은 다양한 콘텐츠 중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들여다보고 각자의 속도로 이해하고 느끼는 과정이 가능하다. 정해진 규칙, 커리큘럼으로 모두가 동일하게 경험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찾아보려 한다.

장황한 설명글 대신 작품 속 주인공의 마음을 상상해보도록 하는 콘텐츠

photo by 헬로우뮤지움

마지막으로 사람은 공간에서 아이들이 만나게 될 공간의 운영자들을 말한다. 아이들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경험의 주체로서 존중하며 가르치기보다 아이들을 도와주는 제3의 어른들의 존재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렸던 《물건 뜯어보기 체험전》(2019.1.15.~1.27.)에서 만난 현장 스태프들은 아이들에게 세세하게 가이드를 주기보다 시범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직접 분해 조합을 해보는 것을 지켜보고 기다려주었다.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만 어려운 부분을 도와주며 아이들이 스스로 그 경험을 시작하고 완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어른들이었다.

작업가 친구들이 어려움 없이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어른의 모습

photo by C Program

앞으로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으로서 좋은 모델이 되어주는 국내외 과학관,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사례를 시리즈로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아이들 관점에서 성장과 영감의 기회를 주는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물리적 공간, 콘텐츠, 사람의 관점에서 공간을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숨어있던 좋은 제3의 공간들을 알리려고 한다. 이 연재를 계기로 더 많은 과학관,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에서 편하게, 각자의 방식대로 공간을 즐기고 있는 아이들을 반갑게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우리에게는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

집 밖으로 나서면 우리에게는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

‘공간’이라고 하면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공간을 방문한다.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집에서 나서는 순간부터 우리에게는 ‘목적’에 부합하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 매일 아침마다 업무를 하기 위한 사무실에 도착할 것이고, 점심시간에는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는다. 퇴근길에는 동료와 술 한 잔 마시며 회포를 푸는 술집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주말에는 영화나 미술 작품을 구경하기 위해 우리는 극장이나 미술관으로 향하기도 한다.

‘제3의 공간은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집처럼 편안한 비공식적 공공장소이다.’

– 미국 사회학자 레이 올든 버그

퇴근 후 많은 사람이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스타벅스로 출근한다. 한때 한 끼 밥값에 해당하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을 ‘된장○’라고 불렀다. ‘값비싼 스타벅스 커피는 사치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 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 카페는 커피만 마시러 가는 곳이었다면 요즘은 다른 목적을 하나 더 끼얹어 카페에 방문한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카피스족(카페+오피스,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라는 신조어에서 볼 수 있듯이 카페는 이제 공부를 하거나 작업을 처리하고 책을 읽고, 잠시 휴식도 취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스타벅스는 창립 이후 로고에 네 번의 변화가 있었다. 가장 최근인 2011년 로고를 바꾸면서 ‘커피(COFFEE)’라는 글자를 삭제했는데, 이는 커피 외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전략을 담은 동시에 세이렌(Siren)의 그림만 봐도 누구나 스타벅스임을 알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했음을 암시한다. 7년간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인사팀장으로 재직한 주홍식 씨는 2017년 책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를 출간했다. 그가 출간한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공간을 팔겠다는 스타벅스의 경영 철학은 한국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그대로 적중했다. 스타벅스의 매출은 2016년 이후 3년 연속 매출 1조 원을 넘었다. 경쟁 커피 전문점들은 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하고 스타벅스와 같은 노선을 택했지만, 커피빈은 커피만을 팔겠다는 기존 경영철학을 고집했다. 카페에서 일과 휴식을 포함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커피빈에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고 콘센트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충전하기도 어려웠다. 불편한 나머지 그들은 점차 커피빈에서 발길을 끊었다.

그 결과 커피빈은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나서야 두 손 두 발을 들었다. 2016년부터 부랴부랴 매장에 무선 인터넷을 설치하고 콘센트를 늘리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커피와 더불어 공간을 판매하면서 ‘스타벅스 커피가 사치다’는 인식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커피빈은 무선 인터넷을 설치하고, 콘센트를 늘리기 시작했지만,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여전히 다양한 활동을 하기 불편한 곳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필자의 집 근처에서 노트북을 들고 작업하기 가장 편한 곳이 커피빈임에도 갈 때마다 자리가 넉넉하다. 2010년 초만 해도 스타벅스와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을 양분하던 커피빈은 이제 스타벅스의 라이벌이 되지 못한다. 스타벅스는 커피 값이 비싸지만 눈치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의 매력이 더 크게 체감되면서 한국인에게 대표적인 제3의 공간이 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폭풍 성장하고 있다. 지금도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갈 때마다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미국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는 책 에서 제3의 공간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가정을 뜻하는 제1의 공간과 일터를 뜻하는 제2의 공간과 달리 제3의 공간은 가정과 회사에서 찾을 수 없는 활력을 되찾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일컫는다. 제1의 공간을 중시하던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이 붕괴되고 점차 1인 가구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기준으로 1인 가구 수의 비중은 전체 가구 수 중 28.6%를 차지한다. 3명 중 1명은 1인 가구인 셈이다. 1인 가구는 집과 회사에서만 머물지 않고 제3의 공간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자기 계발이나 친목을 도모하고, 여가 또는 취미 활동을 이어간다. 격식과 서열이 없고 누구나 출입이 자유롭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수다를 떨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라면 그곳은 제3의 공간이 될 수 있다. 대형 서점에 가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책을 읽거나, 찜질방에 가서 피곤한 몸을 녹이거나, 극장에서 영화 관람하는 것까지 어떤 이에게는 귀찮은 일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소소하면서 확실한 행복의 요소가 된다. 제3의 공간은 꼭 물리적인 공간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 브런치나 네이버 블로그 등에서 글을 쓰면서 만난 적 없는 독자들과 소통하거나 본인의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소속감을 느낀다. 때론 내 글을 읽지 않는 오랜 친구보다 내 글을 읽고 댓글을 남겨주는 사람들과 더 깊은 유대감을 느끼기도 한다.

과거에는 혼자 노래방을 가거나 여행을 가는 것에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혼자 밥을 먹고, 여행을 떠나고, 취미를 즐기는 데 있어서 과거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이에 따라 혼자 노래를 쉽게 부를 수 있는 코인 노래방은 길거리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으며, 혼밥족을 위한 음식점과 술집 등도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1인 가구의 증가세에 따라 소비 시장도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걸 혼자 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온라인에서는 금방 찾을 수 있다.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 ‘지금 치앙마이에 계신 분? 시간 되시면 저녁 같이 먹어요’라고 남기면 치앙마이 여행 중에 그 글에 관심 있는 사람이 댓글을 남긴다. 몇 마디 나눠보다가 괜찮으면 함께 저녁을 먹거나 여행의 일부를 같이 즐기고, 그렇지 않으면 혼자 즐긴다.

현재 운영 중인 바스락모임도 그렇게 모이게 되었다. 티스토리 블로그 <누군가 피워놓은 모닥불>을 운영하면서 바인더 관련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올렸고, 혼자 쓰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면 재밌을 거 같아 모임을 만들고 모집 글을 올렸다. ‘아무도 신청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잠시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바인더에 관심이 많은 몇몇 분들이 신청을 했다.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변호사, 교사, 개발자, 디자이너, 프리랜서 등 모임을 거쳐간 사람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나이, 직업, 사는 곳 등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였지만 한 가지는 같았다. 모두가 참여하기 전부터 바인더 쓰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앞으로 꾸준히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었다. 목적이 동일하니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무슨 일 하고 계세요?’와 같이 처음 만나면 으레 묻는 질문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대신 ‘바인더 몇 년이나 쓰셨어요?’, ‘어떤 바인더를 주로 사용하세요?’ 등 관심사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었다. 그렇게 바인더 쓰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로 모인 모임은 3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 격식과 서열이 없고 매주 토요일 오전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만나니 함께 자기 계발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이 된 셈이다.

공간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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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자유, 공간의 익숙함, 공간의 분리, 공간의 네임밸류, 공간의 좌석, 공간의 위치

2018년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람들이 공간에 대해서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공간의 취향’이라는 이름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10가지 질문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대부분은 스타벅스를 자주 찾는다고 했지만 설문 결과를 분석해보니 사람들은 공간 기획자의 취향이 묻어나는 개인 공간을 더 좋아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스타벅스는 1999년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17년 만에 1000호점을 청담동에 오픈했다. 스타벅스를 열광하는 많은 사람들은 스타벅스 카드와 머그컵 등 굿즈를 수집한다. 수집은 개인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행위다. 스타벅스 관련 굿즈를 수집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00호 점도 아닌 1000호점은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주변에서 1000호점(청담스타R점)을 방문한 사람은 드물다.

※ 설문조사에 대한 결과는 브런치에서 발행한 글 < 공간의 취향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1000호점(청담스타R점)

스타벅스 고객들은 전 세계 어딜 가든 특별한 컨셉을 가진 몇몇의 매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즉 집 앞에 있는 스타벅스든, 여행 중에 방문한 스타벅스든 비슷한 경험을 얻는다. 스타벅스 1000호점(청담스타R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담 근처에서 일정이 있어 잠시 시간을 보낼 겸 방문해볼 수는 있어도 집 앞에 있는 스타벅스와 크게 다를 바 없으니 청담스타R점을 방문하기 위해 애써 먼 걸음 하지 않는다.

쉽게 형용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로 각자의 취향은 획일화되어 있지 않다. 본인의 취향을 파악하지 못했을 뿐 누구나 취향은 가지고 있다. 출출한 주말 저녁, 밖에 나가기는 귀찮고 배달 음식을 시키기 위해 배달앱을 실행한다. 지난번에 먹었던 음식은 이번에 선택받지 못한다. 그렇다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있으면 바로 주문하지 않고 이미 먹은 사람들의 리뷰와 리뷰 개수를 세어본다. 어차피 아는 맛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신중히 고른다.

공간을 바꿔가며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평소에 끌리는 공간이나 호기심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편이다. 하지만 매번 새로운 공간을 찾거나 방문하는 것은 값비싼 탐색 비용이 뒤따른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때 ‘강남’으로 정하면 불만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이 편한 것도 있지만, 평소에 멀다는 이유로 방문하지 못했던 매장이 강남에는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분당에 살고 있어 서울역 근처에 가고 싶은 공간이 생겨도 거리상 마음 편하게 갈 수 없다. 하지만 근처에 있는 CGV용산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가 아이맥스로 개봉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 가지 이유만 있을 때는 거리 ‘때문에’ 못 갔지만, 1+1이 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수 있다. 한 번만 찾는 공간이 있는 반면 마음에 드는 공간은 ‘다시 찾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계속 찾게 되는 공간은 단 하나의 이유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공간 인테리어, 편안한 의자와 같은 공간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기획자의 철학, 매니저의 친절함, 인사이트 있는 컨텐츠, 만족할만한 가성비 등과 같은 공간 소프트웨어가 복합적으로 동작하며 다시 오고 싶게 만든다.

성수 코워킹스페이스 ‘얼리브라운지’

성수동에 위치한 얼리브라운지는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높은 천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간 곳곳을 둘러보면 자리마다 획일화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컨셉으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워크스페이스는 자리마다 넉넉한 콘센트와 조용한 분위기로 구성되어 있고, 커피 및 간식을 먹을 수 있는 바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만남의 장소로 활용된다. 일과 휴식뿐만 아니라 평일 저녁에 요가 클래스도 운영되고 있어 한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우리는 공간에서 만족할만한 경험을 얻게 되면 SNS에 알아서 홍보를 하게 된다. 말 그대로 취향을 저격한 셈이다. 공간 기획자는 공간을 기획할 때 이 공간에 어떤 사람들이 오길 바라고, 그 사람들의 취향이나 선호도를 파악하는데 앞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이다. 반대로 공간을 쓰는 사람들도 본인의 취향을 분석해 자신에게 잘 맞는 공간을 찾는다면 만족도가 훨씬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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