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우리교회(조원태 목사)는 11월 8일 주일 이태후 목사를 초청하여 감동적인 간증과 사역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태후 목사는 1994년에 필라에 있는 신학교 공부를 위해 유학 왔다가, 2003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필라 북부에 있는 흑인 빈민가로 들어가 17년 동안 사역하고 있다.
이태후 목사는 마가복음 6:30~44 오병이어 기적에 관한 본문으로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이태후 목사는 빈민가 골목 청소부터 시작하여, 빈민가 어린아이들을 위한 섬머 캠프, 그리고 방과후 학교까지 극적인 사역내용을 소개했다.
조원태 목사는 설교후 “직접 현장에 가보니 이 목사님은 어린아이들의 삼촌이고 이웃과 한 가족이었다. 예수님이 3년 공생애 기간 동안 선교하시며 교회를 세워보았다는 기록은 없다. 가난한 이들과 소외받은 이들, 죄인 가운데 들어가셔서 함께 더불어 먹고 지내셨다”라며 “‘먹을 것을 주어라’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빈민가에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변화되고 꿈을 꾼다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도전했다.
1.
1994년에 필라에서 신학교 공부를 위해 유학생의 신분으로 미국에 왔다. 그때 계획은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주변에 믿지 않는 분들을 전도해서 교회를 세우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다른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2003년에 분명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필라 북부에 있는 흑인 빈민가로 들어갔다.
필라 시청 북쪽에 있는 전형적인 흑인 빈민가이다. 2004년 어느 날, 필라 경찰이 시 전역에 있는 마약사범을 단속해서 137명을 체포했는데 신문에 집 앞을 찍은 사진이 나올 정도였다. 주민의 90%가 흑인이고, 그들 중 40%가 정부가 정한 극빈자보다 가난하게 사는 동네이다. 최근에는 재개발 붐이 불었지만 처음 들어갔을 때 버려져있는 동네였다. 지금도 무너져 가는 집들을 본다. 가난해도 서러운데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우범지역이다. 필라는 2003~2007년까지 미국 대도시 가운데 인구당 가장 살인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도시이다. 우리 동네에서 총기사건은 너무 일상이다.
2.
하나님은 저에게 가난한 자의 이웃이 되라 부르셔서 빈민가에 이사를 했는데 사람들의 가난과 절망, 범죄, 무너져 가는 건물들을 보며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 아무 능력이 없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도하는 가운데 주신 말씀이 오늘 본문인 마가복음 6:30-44의 오병이어의 기적에 대한 내용이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단지 끼니를 때우게 하는 것만 아니라 배불리 먹고도 광주리에 가득한 천국잔치이다. 오병이어 기적의 의미는 마술사처럼 사람들을 먹였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어떤 곳인지를 사람들로 하여금 눈으로 보게 하시고 오감으로 체험하게 하는 예수님의 교훈이었다.
세상은 돈과 권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하나님 나라는 돈과 권력이 없어도 오직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가난한 사람이 모였지만 내가 가진 적은 것을 하나님께 드렸을 때 하나님은 그를 통해 천국잔치를 베풀어 주신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는 위로부터 임하는, 가난한 이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업 사이드 다운 킹덤이라고 보여주는 교훈이다.
3.
“태후야, 네가 먹을 것을 주어라”라는 말씀을 통해 도전을 주셨다. 그래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돈도 힘도 없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 빈민가의 특징 중 하나가 길거리에 쓰레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골목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청소하면 점심때 다시 더러워졌다. 그래서 하루에 3번을 청소한 한 적도 있다. 일 주일, 한 달이 지나며 동네사람들도 골목이 깨끗해지는 것을 알게 되었고, 6개월이 지나니 다른 주민들도 빗자루 들고 청소하기 시작했다.
골목이 깨끗해진 후에 집 앞에 화분을 놓기 시작했다. 동네사람들이 골목이 환해졌다고 덕담하다가 자기들에게도 화분을 달라고 해서 나누어주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동네가 되어갔다. 여름이면 바베큐를 하며 이웃들과 음식을 나누었으며, 겨울에는 외투가 없는 이들에게 외투를 나누어주며 이웃들과 조금씩 친해졌다.
2006년부터 동네아이들을 위해 집 앞 블럭을 막고 여름 한 달간 섬머캠프를 진행했다. 매년 여름에 집 앞에 신나는 아이들의 축제가 열렸다. 갈 곳도 할 것도 없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복음을 전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일 년 내내 온 동네 주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잔치가 되었다.
4.
가난을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물질적인 결핍만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느낀 것은 정말 가난하면 꿈을 상실하게 된다. 처음 캠프를 시작할 때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물었다. 남자 아이들은 미식축구 선수, 농구 선수, 힙합 가수, 갱스타 등이 꿈이었다. 여자 아이들은 가수, 모델, 헤어 디자이너, 엄마 등이 꿈이었다. 만약 한인 자녀들이 이렇게 대답했다면 부모들의 반응이 어떨까? 아이들의 꿈은 그들의 주변에서 그나마 성공한 사람들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던 것이었다.
대를 이은 가난, 그리고 이중차별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결핍인지 모른다. 세상은 피부색이 다르다고 이들을 처별하고, 다른 흑인 커뮤니티에게는 가난하다고 너희 때문에 우리도 무시당한다고 차별을 당한다. 캠프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고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이다. 하나님이 너를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세상은 너를 피부색이 다르다고 가난하다고 무시하고 차별하지만, 하나님은 너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셨고 그래서 너는 존귀한 존재라고 가르친다. 저는 이 복음을 입술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삶으로 전했다.
5.
2006년부터 매년 섬머 캠프가 계속되었다. 무료로 제공된다. 해마다 자원봉사를 위해 오는 한인 2세들이 아이들을 안아주고 같이 놀아주고 손잡고 기도해준다. 캠프가 계속되며 아이들이 정말 이 캠프가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면서 하나님이 자신들을 사랑하심이 분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첫 캠프를 할 때 자녀와 조카들을 보낸 인근 마약 딜러 보스들이 고맙다며 도와줄 것이 없냐고 물었으며, 음료수도 보내주었다. 그리고 인근의 이상한 사람들이 캠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도와주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사용하셔서 보호하여 주셨다. 사랑에 굶주렸던 아이들이 메마른 대지가 단비를 흡수하듯이 했다.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캠프를 하는데 한 여자가 찾아왔다. 6살짜리 자녀가 캠프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캠프가 열리기 몇 달 전에 아이의 아버지와 차안에 같이 있다가 총에 맞아죽는 것을 목격했다. 그 충격으로 그녀는 너무 괴로워서 술과 마약으로 보냈다. 딸은 캠프에서 성경과 기도하는 배웠다. 마약과 술에 취해 누워있는 엄마를 보고 6살짜리 딸이 엄마의 치유를 비는 기도를 했다. 그것을 본 엄마의 영혼이 깨어났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도 어렸을 때 교회에 다는 기억이 났다. 그래서 주일에 교회를 찾아가 예배를 드리며 회중 앞에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믿음으로 아이를 잘 키우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 이야기를 하며 저에게 고맙다고 했지만 오히려 제가 고마웠다.
캠프를 통해 정말 상상할 수 없고 기대하지 못한 기적들이 많이 일어났다.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가를 물으니 이제 변호사, 의사, 교사, 엔지니어 등으로 변화됐다. 아이들은 대학이 백인이나 동양인들만 가는 곳이 아니라 자신들도 갈 수 있다고 꿈꾸게 되었다. 아이들이 꿈꾸는 것을 보고 부모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관심이 없던 일부 부모들이 이제 자녀들의 공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6.
1달 캠프를 통해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보고 조금 욕심을 가지게 되었다. 1달의 교육이 아이들을 변화시킨다면 1년 내내 아이들을 돌보아주면 얼마나 큰 일이 일어날까 라며 기도하는 가운데 2014년 빈 건물을 구입하고, 2016년에는 옆의 빈 땅도 구입했다.
그래서 수리를 하여 빈 땅과 연결하여 커뮤니티센터를 세워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학교를 하고, 아침을 굶고 가는 아이들에게 아침을 먹여 학교를 가게하고, 갈 곳이 없어서 소일하는 이웃들이 와서 커피와 차도 마시며 대화하고 성경공부도 하고 기도모임을 가지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여름에 시에서 건물이 붕괴위험이 있다며 철거했다. 그래서 지금은 빈 땅만 남아있다.
방과후 학교를 하고 싶었는데 절망하는 저에게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셨다. 방과후 학교를 하다 예산이 모자라 중단한 동네 교회가 있었다. 그 장소를 빌려 지난 가을부터 방과후 학교를 시작했다. 자기 공간이 없는 아이들, 컴퓨터와 프린트가 없는 아이들이 와서 숙제도 하고 프로젝트도 만들며 레슨도 받는 곳이 되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1월말부터 지금까지 진행을 못하고 있다.
7.
주님께서 앞으로 어떻게 역사하실지 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선한 길로 인도하신 주님께서 좋은 것들을 예비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들은 지금까지 세상이 속삭여 주는 거짓말에 속아 살아왔다. 그 말이 무엇인가? 세상은 돈과 권력으로 움직여지는 곳이기에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세상이 볼 때 우리들은 그냥 존재감 없는 이민자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아 다시 세상 안으로 보내심을 입은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 세상 구조를 거꾸로 하는 곳이다. 죄 있는 자를 어리석게 하시고, 힘 있는 자를 약하게 하시고, 부유한 자를 빈손으로 보내시는 곳이 하나님 나라이다. 어리석은 자를 통해 약한 자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한 아이가 주님께 드렸던 오병이어,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아무것도 아니다. 학자는 당시 모인 군종이 2만 명이라고 한다. 세상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위해 오병이어를 내놓는다면 장난하냐고 할 것이다. 주님은 그 적은 것, 세상의 눈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을 기쁘게 받으시고 축사하셨고 그를 통해 아이가 바친 적은 오병이어가 기적의 단초가 되었다. 그런 곳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 나라이다.
저는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었다. 먹을 것을 주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17년을 가난한 동네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감동을 입어 저를 도운 하나님의 교회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할 때 총기사고가 빈번한 빈민가에 아이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복음을 배우는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 천국의 비밀이라고 믿는다. 그런 은총이 여러분의 삶속에 임하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
이태후 목사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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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NTV] 특집 다큐멘터리 “맨인 블랙, 어느날 찾아온 당신의 이웃”
[뉴스M=마이클 오 기자]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빈민가로 손꼽히는 지역에서 복음을 실천하고 있는 이태후 목사의 다큐멘터리가 소개됐다.
[CGNTV]는 지난 12월 30일 연말 특집 “맨 인 블랙, 어느 날 찾아온 당신의 이웃” 편을 방영했다. 올해로 17년째 필라델피아 노스센터럴 지역을 섬기고 있는 이태후 목사가 주인공이다.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졸업 후 뉴욕 지역 한인 교회에서 사역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연고도 없던 빈민가로 찾아가 소외된 이웃과 함께 삶을 나누는 이야기다.
다큐멘터리는 흔히 기대하는 교회 성장이나 기적 같은 화려한 스펙터클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낯선 동양인과 가난과 소외로 찌든 이들이 서로의 삶에 잔잔히 스며드는 과정을 담백한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사 온 후 그가 처음 한 일은 거리 청소와 꽃 화분으로 동네를 꾸미는 일이었다. 가난과 절망에 그늘진 동네를 조금씩 밝혀가면서, 그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동네 주민도 생뚱맞은 동양인 목사의 출현과 행동에 마음의 문을 열고, 이내 동내 대소사를 상의하는 사이가 된다.
거창한 구호나 사역으로 시혜를 베푸는 외부자가 아니라, 그들의 세밀한 일상 속에 스며 들어가 삶을 나누는 ‘이웃’이 된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이렇게 함께 살아가는 동네 주민이 된 이태후 목사가 어떻게 가난과 절망의 덫에 걸린 이들에게 희망의 불빛을 전해주는지를 보여준다.
대를 이어온 가난은 절망과 분노를 거쳐 범죄로 이어진다. 이런 악순환은 사회로부터의 편견과 차별이라는 이중 고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런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 또한 온전한 사랑과 보살핌 대신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이내 거리의 유혹에 빠져들곤 한다.
이태후 목사, 이웃 아이와 함께 (유튜브 갈무리)
카메라는 이런 상황 가운데 있는 아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세심히 보살피는 이태후 목사의 모습과 함께, 동네 거리를 막고 여름 한 달 동안 열리는 여름 캠프를 겹쳐 보여 준다. 2006년부터 시작한 이 동네잔치는 매년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가 됐다. 누군가에게는 별다를 것 없는 여름 행사의 하나쯤으로 여겨질 캠프지만, 물놀이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무관심과 위험에 방치된 아이들에게 신세계로 다가온 것이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고백은 이들이 그저 재미난 여름만 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예수님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배웠어요. 그는 우리 가정속에 계시고, 우리를 만들었고, 또 우리를 위하시고, 우리를 지켜주고 계세요.”
두려움과 절망 밖에 없던 삶과 가정 그리고 거리 가운데, 이 아이들이 발견한 ‘예수님’은 어쩌면 오늘날 교회에서 흔히 발견할수 없는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다큐멘터리는 이 밖에도 이태후 목사가 동네 주민과 나누는 소소한 일상과 함께, 이들과 힘을 합쳐 추진하고 있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커뮤니티 센터 건립 준비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 동네 마약상이 들려주는 이태후 목사의 평가 또한 흥미롭다. 그는 이태후 목사를 ‘거리의 목사’라고 불렀다. 교회에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목사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이태후 목사를 인정하고 존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후 목사가 출석하고 있는 스피릿앤트루스 교회 (Church of the Advocate Spirit and Truth Fellowship) 담임 목사 또한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이웃에서 목사로 존경 받는 것을 본다. 이 동네 분위기와 문화를 생각해보면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다”라며, 그의 존재 자체가 축복이며 선물이라는 인사를 전했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두려움과 절망이 세상을 더욱 어둡게 만드는 오늘날이다. 하지만 신앙은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 희망의 주인이 촛대를 아직 내려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분이 밝히는 희망의 빛을 다시 확인하고 싶은 이들에게, “맨인 블랙, 어느날 찾아온 당신의 이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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