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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단체 “굿네이버스” 어떤가요? – 와싸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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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사례마저 ‘감성 팔이’ 비난 안타까워… 모금단체의 속사정 – 더나은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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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2021 기부의 재발견] ②’빈곤 포르노’를 휴지통에 버리시겠습니까
조작과 현실은 구분해야
모금 캠페인의 딜레마
내가 기독교 NGO 후원을 그만둔 이유 < 박상현의 누군가를 위한 \'사이다\' < 연재 < 기사본문 -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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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엔] 대역써서 최대한 불쌍하게… 자선단체 ‘빈곤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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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기업 굿네이버스∙월드비전∙초록우산 직원들의 속 이야기 : 네이버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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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Anonymous Workplace Community – Bl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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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 후원취소 방법 3가지, 중단해야만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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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의 사업 및 조직과 문제점 및 개선점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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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 국제구호단체 | 국내외 변화를 만들어가는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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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사례마저 ‘감성 팔이’ 비난 안타까워… 모금단체의 속사정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
[2021 기부의 재발견]②’빈곤 포르노’를 휴지통에 버리시겠습니까?
매년 하반기에 접어들면 비영리 모금단체를 둘러싼 묵은 논란이 고개를 든다. 오가는 이야기는 늘 같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장의 모금 캠페인 사진이 올라오면 비난의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모금단체가 가난한 지역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노출하는 감성 팔이 안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에 “그 광고 볼 때마다 눈살 찌푸린다” “전문 배우도 있다는데 안 믿는다” 같은 댓글이 붙었다.
더나은미래는 해마다 반복되는 이른바 ‘빈곤 포르노(Poverty Pornography)’ 논란을 둘러싼 모금단체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빈곤 포르노의 정의는 학자들마다 조금씩 의견이 엇갈리지만 대체로 ‘빈곤 실태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가난을 소품처럼 활용해 자극적으로 연출하거나 조작해 모금하는 것’을 가리킨다. 모금 활동가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 현상에 대한 인식과 직시가 필요하다”면서 “당장 지원이 절실한 사례를 사실 왜곡 없이 전달하는 캠페인마저 ‘포르노’라고 표현하는 것은 모금과 지원 활동을 크게 위축시킨다”며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 2019년 진행된 굿네이버스의 해외 여아 지원 캠페인 ‘소녀공간’은 그간 어둡게 묘사되던 아프리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밝은 톤의 페이퍼 아트로 모금 콘텐츠를 구성했다./굿네이버스 제공
조작과 현실은 구분해야
빈곤 포르노라는 개념은 1980년대에 생겨났다. 국제적으로 자선 모금 캠페인이 급증한 시기다. 당시에는 아프리카 아동의 기아 실태를 고발하는 캠페인이 대부분이었다. 깡마른 아이들이 힘없이 누워 있거나 파리 떼가 온몸에 붙어 있는 사진과 영상들이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캠페인 하나로 수억 달러를 모금할 정도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동 인권과 초상권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자극적인 모금 콘텐츠는 점차 줄었다. 개도국의 절대 빈곤 상황이 그만큼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모금단체에서 상황을 조작해 연출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에 따르면, 한 국제구호개발 NGO는 어업 활동에 동원되는 베트남 아동의 노동 현장을 촬영하기 위해 아이들을 수심이 깊은 강에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들어가게 했다. 현지에서는 아동이 강에 들어가는 것이 위험해 하루에 몇 회 이상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조언했지만 묵살됐다. 또 국내 모 방송사와 개발 NGO는 에티오피아의 열악한 위생시설 문제를 알리기 위해 현지 아동을 가축들이 이용하는 작은 연못에 데려가 물을 마시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모금단체 관계자들은 “현실을 조작하는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빈곤 실태를 있는 그대로 전해도 논란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국제구호개발 NGO 관계자는 “빈곤 포르노의 역사를 보면 상황을 조작해 현실을 왜곡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어느 순간부터 빈곤을 소재로 하는 모든 모금 캠페인이 비판받게 됐다”면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빈곤 포르노’ 여부를 판단하면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한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미디어팀 관계자는 “해외 사업장을 다녀와 현장 모습을 캠페인으로 제작한 적이 있는데, 수차례 해외 출장을 다녔지만 전에 볼 수 없던 참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면서 “당시 큰 충격을 받았고 그 경험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싶어 어느 때보다 진심을 담아 만들었는데 아이들을 모금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모금 캠페인의 딜레마
모금단체들은 고민이 깊다. 발굴하는 사례마다 상황이 제각각인 데다가 빈곤의 수준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빈곤 포르노’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모금단체에서 국내 사업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대중이 외면한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 계층들이 있고 21세기에 이런 일이 있나 싶을 정도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특수 사례도 있다”면서 “이러한 사례들을 발굴해서 캠페인을 열면 단체들이 모금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돌아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모금단체와 협업 중인 영상제작센터 관계자는 “현장의 모습을 담을 때는 여러 날 반복해서 찍으면서 아이가 어떻게 사는지 직접 얘기를 듣고 소통한다”고 했다. 그는 “때로는 본능적으로 영상 쪽 일을 해온 사람만의 감으로 ‘좋은 그림’이 떠오를 때가 있지만 포기할 때가 잦다”며 “대부분 그 아이의 삶과 무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제구호개발 NGO의 해외지부에 머무는 한 관계자는 “수혜 아동을 능동적인 주체로 받아들일 수 있게 캠페인을 구성해야 한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 그걸 위해 또 다른 연출을 할 수도 없다”면서 “아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으려고 억지로 책상에 앉혀서 연필을 쥐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빈곤 현실을 그대로 전하는 캠페인은 기부자들의 동정심을 일으켜 지갑을 열게 한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기빙코리아2020′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부자들은 기부하게 된 이유로 ‘사회적 책임감’ (30.8%)과 ‘동정심’(29.3%)을 꼽았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주요 기부 동기로 꼽힌 동정심 혹은 이타심이 나쁘다고만 볼 수 없지만 사회적 책임감으로 인한 기부가 늘어야 안정적인 기금 마련이 가능하다”면서 “이를 위해 빈곤 상황을 조명하는 것을 넘어 지원 이후의 결과까지 모금 콘텐츠에 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혜자도 기부자도 마음 다치지 않도록
국내 비영리 모금단체들의 캠페인 방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는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10대 기본 원칙’을 지난 2014년 발표했다. 개도국의 빈곤 아동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일 때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이다. 구체적으로 ▲빈곤의 구조적 원인·맥락 파악 ▲아동과 보호자에게 능동적으로 참여할 권리 보장 ▲아동의 사생활 보호에 대한 권리 보장 ▲아동의 상황과 말을 조작·왜곡 금지 등이 담겼다.
국내에서는 사례 스토리에 아동이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보다 그동안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를 녹여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굿네이버스에서 진행하는 ‘저소득가정 여아지원사업’의 경우, 모금 캠페인 영상에는 “지난 2년 동안 5600여 명의 소녀에게 (반짝반짝 선물 상자가) 전달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강조돼 있다. 사업 결과라는 객관적 수치를 활용해 취약계층 아동의 삶에 발생한 변화들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사례 현장과 인물을 페이퍼 아트나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캠페인도 있다. 지난 2019년 진행된 해외 여아 지원 캠페인 ‘소녀공간’의 경우, 어둡고 낙후된 모습으로 그려지는 아프리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밝은 톤의 페이퍼 아트로 모금 캠페인을 구성했다. 지난해 열린 국내 학대 피해 아동 지원 캠페인 ‘안녕, 아이야’에서는 학대 피해 아동의 현실과 후원 사업으로 인해 변화될 일상을 일러스트로 표현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해외 아동 일대일 결연 캠페인 ‘같이여행’이 해외 아동과의 결연을 아동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 빗대어 표현하며 후원을 통해 아동과 공유하는 긍정적인 의미들을 캠페인 영상에 담았다.
시민 참여형 모금 캠페인도 좋은 모델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STEP FOR WATER 희망걷기대회’가 있다. 시민이 4㎞ 길이의 코스를 걷는 과정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 매일 4시간 동안 걷는 개발도상국 아동의 일상을 간접 체험하게 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부터는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황성주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은 “외면하지 말아야 할 우리 이웃들의 삶을 돌아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그들의 어려움을 간접 체험하고 자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캠페인 콘텐츠”라며 “기부자들이 불편한 마음을 갖지 않고 기부에 동참하고, 수혜자도 자신들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 모금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email protected]
<글 싣는 순서>
①모금이 탄생하는 시간
②’빈곤 포르노’를 휴지통에 버리시겠습니까?
③기부에 관한 오해와 진실
④MZ가 말하는 기부의 미래
뉴스앤조이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제작됩니다
좋은 아이템, 좋은 프로젝트, 새로운 발상, 그들을 위한 첫 발걸음, 그들을 위한 헌신, 그렇게 ‘그들’을 위해 시작한 수많은 기독교 기반 NGO(비정부기구, 이하 FBO. Faith-Based Organization)의 개발 프로젝트…
얼마 전 후배와 식사하는 중에 나눈 대화다.
“선교사님. 우리 교회가 후원하는 재단에서 아프리카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 아시죠?” “응. 잘 알지.”
기독교인이면 대부분 알고 있는 그 사업은 표면적으로는 정말 건강하게 잘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사업 확장 때문에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NGO 관련 사업자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거기서 자꾸 저보고 오라고 해요, 사람 없다고. 그런데 화가 나요. 젊을 때 좋은 일 해라. 하나님이 기뻐하실 거다. 가면 다 준비되어 있다. 그렇게 말하는데. 결국 자기들(어른들)이 싸 놓은 똥 나(젊은 사람)보고 치우라는 거잖아요.”
조금 과격한 표현이었지만 대충 그림이 그려져서 웃고 말았다. 많은 교회와 기관, 선교 단체가 제3세계에서 효과적으로 예수님 사랑을 전하려고 NGO를 설립하거나, 현지에 한국 NGO의 지부 형태로 단체를 설립해 운영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NGO가 알아서 하겠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많은 기업이 사회 공헌 파트를 조직하고,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치며 아름다운 일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는 분명 좋은 일이다.
나 역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20대부터 몇몇 단체를 통해 1:1 아동 결연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 내가 굶을지언정 단 한 번도 그들에게 보내는 후원금을 끊은 적이 없을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참여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살면서 NGO 혜택을 입는 현지인도 보고, 그들을 관리한다는 현장 직원도 보고, 그들과 함께 지낸다는 해외 파견 직원 등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다양한 관점에서 개발 현장을 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중단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보다 어려우니까 무조건 도와야지’식으로만 생각하며 접근했던 단순함이 이들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후원금이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다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후원을 멈춘 가장 큰 이유는 나 자신의 태도와 마음가짐에서 문제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누군가를 돕고 있어. 내 마음으로 낳은 내 자식들이 지구 반대편에도 있어.’ 그렇게 스스로 만족하고 뿌듯해했다. 하지만 그 후원금이 어떻게 전달되어 사용되는지, 후원금을 받은 수혜자에게 이롭다고 생각한 것 외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NGO가 알아서 하겠지. 난 돈을 보냈으니 내 할 일은 다 한 거야.’ 그렇게 자기 만족감을 누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가 너무 무책임해 보였고, 위선적으로 느껴졌다.
개발 NGO는 대부분 선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됐다. 그 광범위한 NGO 안에서도 기독교를 기반으로 시작된 FBO(Faith-Based Organization)를 바라보는 솔직한 마음을 나누려 한다. 우리가 모두 잘 아는 기아대책,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컴패션, 열매나눔재단, 아프리카미래재단, 남북나눔운동 등은 모두 FBO다.
시작은 제3세계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예수님 사랑으로 돌보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많은 후원자를 모아 동참하게 하는 데 있었다. 좋은 취지이고 좋은 방법임에는 조금도 의심이 없다. 단 NGO로 사업을 진행할 때는 지혜로운 원칙들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우선 어려운 사람을 무조건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이 글을 봐 주기를 소망한다. 특히 ‘우리가 전쟁 이후에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도 도와야지’식의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가 그랬으니까, 모두가 그럴 것이다’식의 접근은 너무 큰 모험이자 위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긴급 구호 형태로 지원하는 것은 나도 적극 찬성한다.
실패와 실수부터 인정해야
어떤 문제든지 해결을 위한 첫 단계는,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보통 사업을 일으키거나, 투자를 받고 진행하는 사람은 어떻든지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할 때 최대한 드러나지 않게 해결하려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이라 생각한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을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하며 조용히 해결하려 들 수도 있다. 언제나 이럴 때 문제가 커지는 법이다.
믿음과 은혜로 덮어 와서 더 확장된 문제를 후배(또는 후손)에게 물려준 여러 단체의 사례와 선교 사업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부족한 현지 조사, 그들의 문화와 전통적인 습관을 무시하고 우리 세계관을 기준으로 시작한 사업들 실패 사례는 수없이 많다.
얼마 전 ODA워치에서 처음으로 ‘실패 포럼’을 개최했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을 비롯한 많은 개발 NGO가 참여해 솔직한 사례들을 발표했다. 용기 있는 시도였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우리가 좋은 뜻을 품고 시작한 수많은 사업이 효과를 내려면 분명히 실패를 다루고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잘못은 잘못이라 말해야 한다. 실수를 실수라 인정해야 한다. 잘된 사례만 광고해 후원금을 모으는 것은 FBO 취지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람이 중요하다
나는 개발이나 선교를 할 때 ‘지속 가능하느냐’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속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를 사업소를 유지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대부분의 NGO은 좋은 뜻을 품고,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다. 문제는 현장에서 그것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보다 그럴 사람이 있느냐의 문제임을 인지해야 한다.
FBO를 비롯한 수많은 NGO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는 바로 사람이 없다는 것이리라. 오랫동안 일할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 제3세계에 파견 나간 직원들은 대부분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정도 일하고 다음 직원에게 일을 인계한다.
인수인계 기간도 짧다. ‘떠나면 뒤에 오는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 나도 그렇게 고생했으니까’ 같이 생각하는 직원이 거의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런 직원도 분명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국내에서 아무리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해도 현장에서 후원금을 수령해 사용하는 현지 직원이 정직하지 못하면 말짱 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것을 하나하나 감시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 구조적으로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개도국에서는 선진국처럼 기계로 프린트한 영수증을 받는 것조차 어렵다. 돈이 어디서 나가는지, 진짜 구입해서 제대로 전달했는지 면밀하게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이 있다고 하자. 그는 한국에서 10년 정도 살았다. 대화해 보니 말하는 것도 어느 정도 자연스럽고 한국 문화와 생활도 잘 아는 듯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가 언어를 잘하고 한국에 오래 있었어도 그가 우리를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자라오면서 얻게 되는 환경적인 요인과 습관, 역사적인 전통을 모두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깊이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아무리 선교지 현장에서 오래 있어도 그들에게는 여전히 외국인이다. 떠날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으며, 자신들을 모두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곳에서 그들을 위한 수많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거기에 어마어마한 돈이 흘러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지 직원들에게 새로운 한국 직원은 나쁘게 말하면 ‘봉’이다. 좋게 말하면 자신들에게 월급을 주는, 직위만 높은 ‘갑’일 뿐이다. 사람이 없으면 프로젝트가 아무리 훌륭해도 소용없다. 무슨 일이든 일단 시작하면 하나님께서 보내 주시고 채워 주신다는 신앙은 필자와 거리가 멀다.
후배의 표현을 빌리자면, 똥은 자기가 싸 놓고 하나님보고 치우라고 하는 것 같다. 믿음의 문제라 지적하면 할 말도 없다. 실제로 그렇게 시작해서 잘 진행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얼마 안 가 무산되거나, 현지인들에게 오히려 안 좋은 사례를 남긴 경우도 많이 봤다. 우리는 늘 잘된 사례들만 접하기 때문에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잘하고 있는 사람들 기를 죽이고, 잘못한 것을 들추어내어 비판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이 글의 목적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줄여서 더 좋은 결실을 맺는 데 있다. 결국 그들을 위해 시작한 일 아닌가.
물음표를 던지자
“안녕하세요. 저는 아프리카 대륙 동쪽에 위치한 케냐에 살고 있는 교육공무원입니다. 1년에 2000번, 제가 기부 단체나 원조 개발자와 갖는 회의의 빈도입니다. 휴일까지 회의를 한다 치더라도 하루에 5번이 넘는 회의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 10명 중 하나는 굶주림과 사소한 질병으로 5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습니다. 제가 들인 시간과 비용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지난 50년 동안 선진국 및 서방 국가에서 해외 원조에 투자한 금액은 2조 3000억 달러. 하지만 여전히 12센트짜리 약을 구하지 못해 말라리아로 죽는 사람들이 있고, 개발도상국 아이들 중 약 10%는 굶주림과 사소한 질병으로 만 5세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고 의아한 일입니다. 그 인력과 시간과 비용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월드뱅크의 2006년 보고 자료에 따르면 후진국의 에이즈 퇴치를 위한 자금 절반가량이 의약품 암시장, 터무니없게 높게 책정된 운송료, 유령 고용인의 월급 등으로 유용됐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뿐 아니라 기부와 원조의 과정은 구조적 문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선, 기부와 원조가 이루어지는 곳은 도움을 받을 현지에서 멀리 떨어진 선진국의 도시입니다. 기관의 유지비와 인건비 등, 간접 비용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서 예산의 일부만이 실제 원조에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상 지역에 재해나 분쟁이 일어나면 그 지역을 위해 일하던 외국인은 그곳을 떠나게 됩니다. 임기를 마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지요. 그 땅에서 평생을 살아갈 사람이 아니라면, 장기적인 효과는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원조 기구의 인력을 무조건 줄이거나 공터에서 사무를 보게 할 수는 없고, 분쟁과 내전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는 위험한 지역에 무턱대고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원조는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일까요? 이제까지의 원조 방식은 그 대상을 무지하고 무력하고 아무 발전 가능성이 없는 존재로 간주해서 일방적으로 원조해 주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손쓸 도리 없이 무지하고, 그 당이 발전 가능성을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의지, 그들의 땅이 가진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할 줄 모르는 기존의 원조 방식이야말로 무지의 소치입니다. 최대한 현지 노동력을 활용하여 자생력과 자긍심을 키우기보다는 재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자신들의 방식대로 분배하고 건설하는 원조 방식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이러한 무지를 깨지 않는 한, 원조는 계속해서 블랙홀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지를 깨고 ‘지금의 약자’인 이들과 그들의 터전의 가능성을 연구하고 활용한다면, 원조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 국제아동돕기연합, <힐 더 월드>(문학동네)
그렇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수혜자가 생각하는 것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위의 현지 공무원 말처럼 그들도 다 알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어쩌면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었던 과거를 잊고, 오랜 시간 형성된 ‘우리는 늘 그래 왔으니까 도움을 받아야만 해’라는 생각과 세계관이 그들의 의지를 무뎌지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오랫동안 수혜자 입장에 있으면서 정말 많은 경험과 사례를 접했을 터인데, 서방 NGO를 다루는 방식에 도가 트지 않았을까.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관 교육과 그들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보이지 않는’ 운동(movement)에 조금 더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이 NGO를 통해 제3세계에 들어가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위해 헌신하려는 수많은 교회와 선교 단체, 재단 리더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현장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길 소망하는 마음이다. 지혜롭게 도울 수만 있다면.
[뷰엔] 대역써서 최대한 불쌍하게… 자선단체 ‘빈곤 마케팅’
“생활이 어려운 조손 가정이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건 없고 허름한 옷과 화장기 없는 얼굴로 자연스럽게 오시면 됩니다.”
지난 9월 영상 및 영화 제작자와 연기자들이 활동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NGO의 모금 콘텐츠 제작’이란 제목으로 게시된 연기자 모집 안내문의 일부다. 선발된 연기자는 자선 단체의 후원금 모집 광고에 출연하는데 역할은 주로 다음과 같다.
#1 붕어빵과 계란빵을 파는 노점에서 반죽이 담긴 주전자를 들고 있는 소녀. ‘거리에서 겨울을 맞이하는 열일곱 연희’란 문구 옆에서 소녀는 우울한 표정으로 거리를 응시한다.
#2 낡은 반지하 방에 쓰레기 더미가 천장 높이까지 쌓여 있고 벽에는 시커먼 곰팡이와 거미줄이 어지럽다. 처참한 환경 속에 한 소년이 힘없이 앉아 있고, ‘오늘도 사춘기 우진이는 이곳에서 삶을 살아내고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흐른다.
#3 편의점 밖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두 어린이가 컵라면을 먹고 있다. ‘친구들보다 키도 몸집도 작은 어린 남매. 남매의 식사는 오늘도 라면입니다’ 컵라면을 먹는 어린이들의 표정은 역시 어둡다.
연기자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최대한 우울하고 슬픈 표정을 짓고 때론 절망과 좌절감을 몸짓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국내 자선단체들이 11일 온라인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 후원금 모금 광고의 전형이다. 대다수 자선단체는 암울한 환경에 내몰린 이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 동정심을 유발하는 모금 방식을 활용해 왔다. 효과가 보장되기 때문인데 후원 대상자에 대한 인권침해, 사생활 노출 문제 또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이 같은 비판을 피하기 위해 대역을 내세우는 것이 대세다. 실제 후원 대상자의 인권침해 피해를 방지한다는 취지지만 실제 인물이 등장하지 않았을 뿐 처참한 환경을 강조하는 형식은 그대로다. 오히려 출연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장소 선택과 상황 구성은 물론 연기자의 표정까지 보다 더 ‘리얼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게 문제다.
이민영 고려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출된 상황과 인물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미지를 한정시키고 시혜의 대상으로만 그들을 바라보게 하는 등 편견과 차별의 악순환을 유발한다”면서 “처참한 배경 속에 대역을 세우고 특정 포즈와 표정을 연출하는 등 현실을 왜곡하고 과장해 표현하는 일종의 ‘빈곤 포르노’로, 이 같은 방식은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 고 말했다.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해 대역과 가명을 사용했습니다’라고 안내는 하고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연기자를 실제 후원 대상자로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안모(24)씨는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이 대역인 줄은 몰랐다. 이렇게 설정된 이미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가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통해 ‘아동을 동정 및 시혜의 대상이나 약자, 피해자로 묘사하지 말고 삶을 위해 노력하는 주체자로 표현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강제성은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온라인 상에서 이런 식의 광고를 규제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연말연시 기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선단체들의 마케팅도 강화되는데 감정에 호소하며 눈물을 짜내거나 죄책감을 유발하는 방식의 광고 홍보 전략은 올바른 기부문화 형성과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로도 효과적으로 후원금을 유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자선단체 관계자는 “어려운 현실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감정적인 후원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방식을 다양화해 기부 열기가 식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email protected]
윤소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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