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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서 ALASKA 캠핑하며 자동차로 달린다. A Camping and Driving Trip from LA to ALASKA. Part 1. 캘리포니아해안/PCH Co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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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여행기 – 알래스카 자동차 여행기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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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여행기 - 알래스카 자동차 여행기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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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자동차 여행은 ‘꿈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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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자동차 여행은 '꿈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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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의료원 웹진 KUMM(2020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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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의료원 웹진 KUMM(2020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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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자동차 여행기 I

기간 : 2016년 5월 22일 – 6월 22일

거리 : 12,000 마일 ( 약 19,200 Km)

가는 길 : Orange County, California – Oregon – Washington – 국경통과 – Vancouver – Hope – Prince George – Dawson Creek – Fort Nelson – Watson Lake – Teslin – Whitehorse – Jake’s Corner – Atlin – Jake’s Corner – Carcross – 국경통과 – Skagway(미국) – ferry – Haines(미국) – 국경통과 – Haines Junction – Beaver Creek -국경통과 – Tok – Delta Junction – Paxson – Cantwell – Anchorage – Glennallen – Valdez – Chitina – Kennicott – Delta Junction – Fairbanks – Circle City -Arctic Circle – Fairbanks – Denali National Park – Ankorage – Homer – Seward – Whittier – Hope – Alyeska – Anchorage

오는길 : Glennallen – Tok – Chicken – 국경통과 -Yukon River Perry – Dawson City – Whitehorse – Jake’s Corner – Junction 37 – Meziadin Junction – Stewart – 국경통과 – Hyder – Salmon Glacier – Hyder – 국경통과 -Stewart – Meziadin Junction – Prince Rupert – Prince George – Hope – Osoyoos – 국경통과 – US97 S – Washington -Klamath Falls, Oregon – Weed, California -Sacramento – Orange County

 알래스카 하이웨이 록키마운틴 지역의 모습

Los Angeles에서 Dawson Creek(B.C. Canada)까지 약 2,000마일이고 4-5일을 잡으면 큰 무리가 없다.

Vancouver까지 Interstate 5번을 이용한 후 97번으로 북상하여 Prince George를 거쳐 Dawson Creek 까지 가는 방법과

Interstate 15번을 이용하여 Calgary – Banff – Jasper 국립공원을 통과해서 Prince George – Dawson Creek 까지 가는 방법이다.

공식적인 Alaska Highway는 Dawson Creek 에서 알래스카의 Delta Junction까지의 1,422마일 구간을 말한다.

알래스카 하이웨이 그 자체를 다섯 구간으로 나누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구간 Dawson Creek – Fort Nelson (283마일) : 캐나다 서부의 전형적인 농촌, 삼림지역으로 도로가 양호하다.

두째구간 Fort Nelson – Watson Lake (330마일) : 캐나다 록키산맥을 넘는 중간에 Summit Lake, Muncho Lake에는 호수를 배경으로한 아름다운 캠핑장이 여럿이 있다. 이른 아침에는 호수가 잔잔하여 사진찍기에도 만점. 산맥을 내려가면서 만나는 Liard River Hot Springs은 온천물도 뜨겁고 시설도 훌륭하다. 파킹료가 $6.00인데 캠핑과 함께하면 $26.00이고 인기가 좋은 곳이라 캠핑장을 잡으려면 오전에 도착하여야 한다. 산간지방이라 급커브가 많고 기후도 변화무쌍하다.

셋째구간 Watson Lake – Whitehorse, Yukon (271마일) : 호수가 많아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있는 구간. 도로상태가 양호함. 중간에 아름다운 Atlin, 미국땅인 Skagway, Haines으로 도로가 연결이 되어 있으며 오가는 길에 경치가 일품.

넷째구간 Whitehorse – Beaver Creek (282마일) : Yukon주의 주도인 Whitehorse에는 골드러쉬 시절의 SS Klondike II, 온천(Takhini), McDonald Fast Food등이 있다. 이곳을 지나면 휴발유가 엄청비싸진다. Haines Junction인근의 하얀 산양(Dall sheep)서식지 Sheep Mountain, Visitor Center. Haines Junction에서 국경까지 도로 곳곳은 아주 불량한 상태.

마지막 구간 Beaver Creek – Fairbanks (317마일) : 국경을 넘으면서 도로상태 양호. 휘발유값 양호. 첫째 마을 Tok는 개썰매의 천국. Tok – Anchorage간의 Cutoff(지름길)이 시작되는 곳. Fairbanks의 중간 지점에 알래스카 하이웨이 공식 종점인 Delta Junction. Valdez로 내려가는 갈래길 이 있는 곳.

두번째 구간 Summit Lake 캠핑장

두번째 구간부터 인구밀도가 아주 낮은 지역으로 야생동물의 출현이 빈번하다.

같은 날, 두번째로 만난 수지맞은 여우

지도상에서 보면 Watson Lake은 Highway가 교차하는 큰 도시로 오해하기 쉬운데 Bishop의 십분의 일도 안되는 아주 벽촌 마을이다. 캐나다의 Yukon 주의 주민이 총 삼십여만명임을 고려하면 이 곳부터 알래스카의 Fairbanks사이의 많은 고을은 Yukon 주의 주도인 Whitehorse를 제외하곤 모두가 진짜로 벽촌이다.

Sequoia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동네, Visalias City Limit 표지판도 있고, 우리동네 La Mirada Blvd. 도로 표지판도 보인다.

Alaska Highway가 생기게된 역사적인 배경이 참 흥미롭다.

이차대전 이전에 알래스카는 오직 물길과 하늘길뿐이었었다. 그러다가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태평양을 떠다니던 배는 일제뿐이였었다는데 이에 놀란 미국 정부가 캐나다 정부를 설득, 모든 공사비는 미국이 부담하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길에 대한 모든 소유권을 캐나다로 이전해 준다는 조건으로 눈도 녹기 전인 3월 부터 미국 공병을 투입, 같은 해 10월에 완공. 하지만 허둥 지둥 만든 길이라 그 길이가 거의 1,800마일에 달할 정도로 꼬불탕 거렸고, 이듬해 봄에 강물이 불어 강다리가 기십개가 떠내려갔단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캐나다 정부는 눈만 녹으면 공사에 공사를 거듭하야 상당히 괜찮은 도로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겨울철 조차 통행이 가능하다. San Francisco갈 때 도로상태에 전혀 걱정을 하지 않듯이, 알래스카 자동차 여행또한 그렇하다.

어째든 공사에 투입되었던 미군들이 고향을 그리워 하며 이정표를 만들어 세웠던 것이 시발이 되어 지금은 Sign Post Forest란 명소가 생겼는데, 세계 곳곳에서 모여드는 관관객들이 자기동네, 아니면 옆에 동네 싸인판을 빌려다가(?) 이런 장관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게 모두 자기 동네 정부재산을 어떻게 해서 갖다 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Sign Post Forest 옆을 지나가는 한적한 알래스카 하이웨이(1번) 전경

자, Sign Post Forest를 지나고

Teslin 강 다리를 건너 아담한 캠핑장에서 하루를 묵은 후,

Whitehorse를 먼저 들렀다가 되돌아 나와 캐나다의 작은 알프스, 예술가의 커뮤니티로 알려진 Atlin으로 향했다.

마을 이름 Atlin ; 1800년 말경 금덩어리가 발견이 되자 거주자가 거의 만명이나 되었었다. 지금은 겨우 오백여명이 산다는데 당시에 지워진 건물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하루나 이틀정도 시간을 내어 가 볼만한 곳이다. 호수도 아름답고, 광산을 개발할 때 딲아 놓았던 산악도로가 이제는 산악자전거의 천국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보통은 Whitehorse에서 바로 Haines Junction을 거쳐 알래스카로 바로 들어가지만, 우리는 Carcross를 거쳐 유람선이 다니는 미국땅 Skagway로 향했다. 그곳으로 연결된 Klondike Highway의 경치는 장관이다.

Atlin에서 Klondike Hwy을 연결하는 도로.(윗그림)

Skagway로 가는 Klondike Hwy 풍경(아랫 그림)

Skagway로 행하다가 만난 Black Bear Family (오뉴월 캐나다 도로변에 지천으로 핀 민들레꽃을 따먹고 있다).

인구가 천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Skagway는 원래 러시안 모피 사냥꾼들 때문에 생긴 마을인데 캠핑족 혹은 Cruise Ship들로 휴가철에는 방문객이 90만명이나 몰려든다. 1800년대 말 캐나다의 Dawson City근처의 금 때문에 Klondike Gold Rush가 생겨났고 그 먼 내륙까지 도로가 없었기에 사람들은 배로 Skagway까지 물자를 싣고 와서 White Pass 나 Chikoot Pass를 넘어 등짐을 운반했는데 당시 캐나다 국경을 통과하려면 일인당 최소 일톤의 물자를 가지고 와야 했었단다. Pass를 넘은 이들은 나무로 뗏목을 묶거나 배를 만들어 Bennett Lake를 건너고 Yukon 강을 따라 내려가 500마일이나 되는 먼거리를 이동 마침내 Dawson City에 당도했다고 하니 참 인간에겐 돈이 과연 무엇일까? 알래스카와 캐나다 내륙지방의 도로는 예외없이 모두 구리나 금때문에 생겨났다고 한다. Skagway와 Bennett Lake간의 협궤 철도도 그런 이유에서 생겼다가 금 맥이 끊기고 나서 몇십년을 방치되었었는데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기차길이 재 개통이 되어 알래스카 크루즈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되었단다.

Skagway에서 해협을 지나 Haines까지는 정기선이 운항이 된다. 자동차(20ft미만) 한대가 $57.00, 인간은 약 $35.00. 소요 시간은 약 한시간 반.

Skagway에서 페리로 Haines까지 해협을 건너고, Haines에서 캐나다로 들어가 Haines Junction까지 가면서 많은 빙하를 볼 수가 있는데 바로 이 지역이 미국쪽의 Wrangell-St. Elias 국립공원과 캐나다의 Kluane 국립공원을 묶어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제된 절경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특히 이 지역은 캐나다의 최고 봉, 그리고 북미의 최고봉 맥킨리 다음으로 높은 Mt. Logan(19,551ft)이 있어 우리의 가슴을 뛰게하는 곳이기도 한데 Visitor Center에 지형도에는 “에베레스트보다 더 에베레스트 같은 산”이라는 문구까지 있을 정도다.

Haines Highway변 Kathleen Lake 전경 (Campfire fee가 하루 밤에 $8.50CAD, 장작은 무제한 공짜)

Haines Junction에서 Alaska Hwy가 끝나는 Delta Junction까지는 동토지대라 서리빨이 도로를 들었다 놨다 해서 길이 아주 망하다. Trailer를 끄는 차들은 시속 30마일을 넘으면 않될 정도로 길 상태가 나쁜 구간이 많아 운전 많이 조심해서 해야한다.

마침내 들어선 미국땅 알래스카(택사스 + 캘리포니아 + 몬테나 크기), 주요 도로만 돌아보는데 4,500마일. 미국땅의 오분에 일. 광대한 땅이다.

공식적인 Alaska Hwy의 종점. Delta Junction (3,336 miles Los Angeles)

알래스카의 첫 이동경로 : Delta Junction – Richardson Hwy – Denali Hwy – Parks Hwy – Anchorage – Allen Hwy – Valdez

북극해 유전에서 Valdez까지 내려오는 송유관. 총 연장 800마일 직경 1.2미터

Valdez에서 Fairbanks까지 연결하는 Richardson Hwy, 그리고 Fairbanks에서 북극해 까지 가는 Dalton Hwy는 이 송유관과 함께 간다.

Delta Junction 남방 80마일 지점에서 서쪽으로 Denali National Park으로 들어가는 비포장 135마일 짜리 Denali Hwy가 있다. Fairbanks에서 Anchorage

를 잇는 Parks Hwy가 건설되기 전에 Denali NP은 이 Denali Hwy를 통해서만 갈 수가 있었는데 거리는 비록 짧지만 오른 쪽으론 알라스카를

횡단하는 Alaska Ranges가 있고 고지대의 툰드라와 습지가 많아, 이 지역의 톡특한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하루 정도는 잡아야 되는 곳인데

가다가 아무데서나 캠핑을 할 수가 있어 좋았다.

데날리 국립공원을 거쳐 앵커리지에 도착. 이틀동안 휴식과 정비를 마치고 앵커리지에서 Valdez 로 출발하였다.

극지방에 가까울수록 Timberline이 낮아져 약 2,500ft 만 올라가도 거의 나무가 자랄 수가 없는 곳이다.

Richardson Hwy 의 종점 Valdez. 마지막 부분의 Thompson Pass도 고도가 3,000ft를 넘지 않는다.

알래스카 자동차 여행은 ‘꿈의 여정’

알래스카 자동차 여행은 ‘꿈의 여정’

철저한 준비와 도전 의지 있어야 가능

알래스카는 많은 미국 여행자들에게 ‘꿈의 목적지’이다. 숱한 사람들이 알래스카 여행을 꿈꾸지만, 정작 실천에 옮기는 이들은 흔치 않다.알래스카를 자동차로 다녀오려면, 3가지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시간과 건강, 그리고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그 것이다. LA를 기준으로 할 때, 알래스카의 입구 격에 해당하는 페어뱅크스까지의 거리는 편도 약 3300마일이다.자동차 운전을 한다면 60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하루 10시간씩 차를 몰면, 꼬박 6일을 투자해야 페어뱅크스에 도착할 수 있다. 조금 가로 질러 갈 수 있는 길이 있긴 하지만, 비포장 구간이 있는 등 도로가 험해서 제 속도를 낼 수 없으므로 역시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알래스카 자동차 여행을 계획한다면, 우선 주변에 비슷한 뜻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좋다. 동행이 있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까닭이다. 특히 2대 이상의 차가 움직인다면 비상시 좀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또 여럿이 움직이면 만만치 않은 기름값도 상당부분 절약할 수 있다.자동차로 하는 알래스카 여행은 장거리 자동차 경주에 출전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자동차 정비와 준비물 챙기기를 그만큼 꼼꼼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여분의 기름통을 준비하는 것은 필수이다. 또 400~500마일을 달려도 변변한 자동차 정비소 하나 발견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평소 말썽을 부리곤 하는 자동차라면 이용할 생각을 아예 접는 게 좋다.알래스카 자동차 여행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도전하는 게 두말할 것도 없이 좋다. 겨울에는 길이 중간중간 폐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여름에는 해가 거의 하루 종일 떠 있는 백야의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 여행 경비를 아끼려면, 숙소는 야영장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리 어디에 야영장이 있는지를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파악하도록 한다.휴대전화는 필수인데, 일부 구간에서는 제대로 터지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 거주자라면 캐나다구간에서 로밍 차지가 붙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도록 한다. 또 여행자 전원이 만 이틀 정도는 먹을 수 있는 비상 식량을 도착할 때까지 유지하는 게 좋다.한인 음식점이나 한인 슈퍼마켓은 캐나다의 밴쿠버를 떠나면 알래스카의 페어뱅크스에서나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도 틀림이 없다. 미국 본토에서 알래스카로 가려면 꼭 캐나다를 거쳐야 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캐나다 유콘 테리토리의 화이트호스(Whitehorse)라는 도시는 가장 중요한 경유지이다. 중국계 음식점도 있고, 관련 슈퍼마켓도 있으므로 페어뱅크스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이 곳에서 아시안 음식이나 먹을 거리를 장만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모험심이 충만한 사람들이라면, 캐나다의 프린스 조지에서 37번 도로를 타고 북상하는 것도 좋다. 보통은 프린스 조지에서 97번 도로를 타고 알래스카로 향한다. 헌데 37번 도로는 지름길이지만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은 등의 단점이 있다. 하지만 야생동물들을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는 등 훨씬 자연 깊숙이 빠져드는 맛을 주는 코스이다.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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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의 고향 ‘알래스카’ ‘세상에 이런 곳이…’

가슴 벅찬 순백순수의 장관

밸디즈와 휘티어 사이의 피오르해안에 갇힌 프린스윌리엄해협. 한여름 햇볕에 퇴각 중인 빙하가 바다로 끊임없이 빙산 조각을 띄워 보낸다. 지상의 어떤 곳이 이렇게 흥분시킬 수 있을까. ‘빙하의 고향’ 알래스카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순백의 순수 그 자체다.

한여름 장마철 먹구름 같은 머릿속을 단박에 청아한 가을하늘로 만든다.

초목이 푸르름을 되찾은 한여름 알래스카에서의 기차여행은 특별하다.

저 멀리 만년설이 쌓인 알래스카산맥이 보인다. 미국의 49번째 주 알래스카는 다른 주와는 크게 다르다. 북극해를 낀 오지(북위 51~72도)건만 그 푸근함은 캘리포니아를 능가한다. 미국 내 높은 산 20개 중 17개가 있어도 늘 어머니처럼 품어주는 넉넉한 자연 덕분이다. 그 달콤하고 싱그러운 공기, 침침한 눈을 말끔히 씻어주는 청징한 하늘, 찌든 일상을 한 방에 날리는 순백순수의 빙하, 도시적 교활함과는 멀어 보이는 순박한 사람들, 그리고 높은 설산이 그려진 알래스카의 맥주가 또 그렇다. 얼음 땅 청정수로 빚은 블론드(Blonde, 황금빛 머리칼 색)와 앰버(Amber, 붉은 호박 빛깔) 에일(Ale, 상온에서 장기간 상면발효법으로 만든 맥주)의 유혹은 불가항력적이다. 어느 맥주가 그 청량감을 능가할 것인가. 알래스카에서라면 그 한 잔에 생을 몽땅 걸어도 좋을 듯싶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알래스카 하면 내셔널지오그래픽 TV의 다큐 연작 ‘생명을 건 포획(Deadliest Catch, 2005년부터 15시즌 방영)’이 떠오른다. 알래스카의 베링해에서 한겨울 내내 거친 파도와 싸우며 킹크랩과 스노크랩(초대형 게)을 잡는 선장과 어부 이야기로, 인기가 높다. 이 다큐를 보고 찾아오는 여행객들이 적지 않다. BBC의 ‘동토의 삶(Life Below Zero)’도 내셔널지오그래픽 TV 인기작이다. 7명의 미국인이 알래스카의 오지에서 제각각 홀로 사냥과 채집, 낚시로 생존하는 현장을 담았다. 알래스카 여행의 적기는 5월 하순~8월 하순이다. 9월이면 벌써 겨울의 시작이라 연중 이 3개월만 여행이 가능하다. 이 시기에 봄과 여름, 가을 등 세 계절이 흐른다. 빙하 속에 꽃이 피고, 눈 위를 새가 날고, 단 하룻밤 새 들판이 야생화로 덮이는 기적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이즈음 순록 떼가 질주하는 장관은 이곳에선 일상이나 다름없는 흔한 볼거리다.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니다. 모기 떼로부터 도망치는 순록들일 뿐. 여름이 짧다 보니 모기도 벌처럼 식물수분(受粉)을 돕는다. 게다가 동토의 늪은 모기들의 천국이고 그들도 후세를 남기려니 순록의 피를 빨 수밖에.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가 여기선 순록과 모기로 출연한다. 한여름에도 오로라는 이따금 출현한다. 알래스카에선 자동차 여행이 제격이다. 육로 접근이 불가능한 곳(Land-locked)이 있긴 해도 문제될 건 없다. 곳곳을 헤집고 기항하는 카페리 도항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알래스카의 주도 ‘주노(Juneau)’ 역시 미국 50개 주도 중 유일하게 배를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앵커리지~탤키트나 철도여행 알래스카 교통도시인 앵커리지에서 탤키트나까지의 기차여행은 아주 특별하다. 기관사가 임의로 열차를 역이 아닌 곳에서도 멈출 수 있어서다. 이걸 전문용어로는 ‘플래그 스톱(Flag stop, 깃발을 흔들어 세우기)’이라 하는데, 워낙에 오지이다 보니 사람과 화물을 그들이 원하는 곳에서 태우고 내리도록 한 것이다. 가끔 순록 떼가 나타나면 벌판에 열차를 세워놓고 승객들이 마음껏 구경하도록 배려해준다. 알래스카 오지를 오가는 열차 2층 전망칸.

관광객들이 떼 지어 달리며 장관을 연출하는 순록 무리를 보고 있다. 승객을 기다리는 알래스카철도 승무원들. 북위 62도의 탤키트나는 북미대륙 최고봉 디날리(해발 6,193m) 등정대의 전진기지다. 설산에서 녹아내린 빙하수와 눈이 곳곳에서 강을 이뤄 흘러내리다 이곳에서 만나 큰물을 이룬다. 알래스카산맥의 장대한 설산고봉이 지평선과 하늘 사이로 길게 도열한 풍광이 환상적이다. 마을엔 20여 가구 남짓한 오두막이 전부다. 110년 전 개척 당시 모습 그대로다. 가장 오래된 ‘탤키트나 로드하우스(1914년 건축)’는 여행자 숙소다. 식당에선 빵과 팬케이크를 내고 여행자는 여기를 모텔로 이용한다. 마을엔 등반신고센터가 있는데 거기엔 이곳을 다녀간 세계 각국의 등반대가 남긴 페넌트가 걸려 있다. 여기서 디날리국립공원까지는 기차로 4시간 40분을 더 가야 한다. 국립공원은 순환버스로만 둘러볼 수 있다. 알래스카산맥 아래 북위 62도 오지마을 탤키트나의 로드하우스. 1914년 개척기에 지은 모텔로 여전히 성업 중이다. 앵커리지 시내 레스토랑. 다양한 로컬 비어를 즐길 수 있다. 북미대륙에서 가장 높은 디날리(6,193m 옛 이름은 매킨리)봉을 중심으로 펼쳐진 알래스카산맥을 바라보는 관광객들. 탤키트나에선 디날리봉과 그 주변의 장엄한 알래스카산맥을 상공에서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공군 조종사 출신이 운영하는 세스나기 관광회사 덕분이다. 정원이 4명인 세스나기는 고도 1,000~6,000m 상공을 곡예하듯 오르내리며 거대한 빙하로 덮인 계곡과 디날리의 북봉(5,934m)과 남봉(6,193m)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이 투어의 백미는 빙하설원 착륙. 태양이 작열하는 파란 하늘 아래서 순백의 루스빙하 설원은 보석처럼 찬란하다. 인공의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 그곳엔 오로지 침묵과 적막만이 감돌 뿐이다. 경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본 알래스카산맥의 골짜기를 메운 루스빙하. 알래스카산맥의 루스빙하에 잠시 착륙한 경비행기

앵커리지~밸디즈~휘티어 자동차여행 앵커리지에서 밸디즈까지는 비행기로 25분 거리다. 알래스카 유전의 원유는 파이프 라인을 통해 운송돼 배로 실어 나르는데 그 유조선이 기름을 받아 싣는 곳이 바로 밸디즈다. 한여름이면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항구 외곽의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 협곡에서 해안을 덮은 거대한 빙하가 녹아 바다와 충돌하는 장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은 부빙(浮氷)이 수놓고 해달과 더불어 포악하기 이를 데 없는 범고래 무리도 심심찮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 가면 꼭 먹어야 할 특별한 음식이 있다. ‘할리부 칙 스테이크(Halibut Cheek stake)’라는 가자미 뺨(Cheek)살 구이다. 대구볼때기탕처럼 볼살로 만드는데,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지느러미와 아가미 사이에 붙어 있는 살로 생선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다. 어찌나 쫄깃한지 칼로 썰어 입안에 넣으면 한참을 씹어야 하고, 씹을수록 단물이 배어나온다. 그런데 가자미가 얼마나 커야 볼살로 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을까. 큰 건 길이가 2m 이상에 무게도 200kg 가까이 나간다고 한다. 이런 대물 가자미를 잡기 위해 수많은 강태공들이 밸디즈를 찾는다. 이곳에서 바다 건너편 휘티어까지는 카페리에 차를 싣고 이동한다. 선상여행 또한 나름 운치가 있다. 평화로운 바닷길을 배에 맡기고 따라가다 보면 간간이 범고래와 해달을 보면서 도시와 달리 천천히 흐르는 알래스카의 게으름을 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페리로 건너온 휘티어의 선착장. 예쁜 장식이 황량함을 달래준다. 알래스카는 캠핑카(현지에선 모터홈이라 부름)여행이제격이다.

턴어라운드암 해안을 따라 달리는 수어드 하이웨이. 휘티어에서는 수어드 하이웨이를 따라 앵커리지로 북상하며 알리에스카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정을 추천한다. 수어드는 러시아의 차르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이는 결정을 내린 당시 국무장관의 이름이다. 훗날엔 박수를 받았지만 당시 그는 쓸모없는 땅에 낭비를 했다는 비난과 함께 ‘멍청이 수어드’라는 힐난을 당했다. 알리에스카는 스키장을 갖춘 고급 리조트인데 이곳 원주민 언어로 ‘섬이 아닌 땅’을 뜻한다. 알래스카란 지명은 거기서 왔다. 휘티어로 가는 도중 해안에서 만난 바다표범 무리. 여기서 앵커리지로 가는 길은 알래스카에서도 최고의 풍경을 자랑한다. 왼편으로는 알래스카만 ‘턴어갠암(Turnagain Arm, 팔처럼 길쭉하게 내륙을 좁고 길게 파고든 얕은 바다)’의 바다, 오른편으로는 추가치국립산림의 산악 풍치가 쉼 없이 펼쳐진다. 밀물 때면 턴어갠암 해안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쓰나미처럼 거세게 해안을 향해 돌진하는 파도를 보기 위해서인데, 큰 바다에서 갑자기 좁은 수로로 바닷물이 밀려오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이다. 되돌아온 앵커리지는 ‘문명의 세상’이다. 대자연을 벗해 보낸 시간만큼이나 이 도시의 번잡함이 반갑다. 음악과 수다가 뒤섞인 시끌벅적한 바의 들썩댐도 나쁘지 않다. 북적댐 없이도 도시적 쾌활함을 유지하며 고립과 중압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자연의 감동을 선사하는 이곳. 알래스카의 매력은 이렇듯 자연과 인공의 적절한 관계성, 그것이다.

Travel Information 교통: 앵커리지 공항은 알래스카의 관문이다. 북미(미국, 캐나다) 곳곳에서 직항편이 운항된다. 왕래가 가장 빈번한 곳은 시애틀(워싱턴주)로 앵커리지의 ‘읍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시애틀은 알래스카 크루즈의 출발항이자 알래스카 남부의 내수면 수로(Inside Passage)를 관통하는 ‘알래스카 해상 하이웨이(Alaska Marine Highway)’의 운항선(카페리) 출항지이기도 하다. 알래스카 사업체 대다수를 시애틀 거주자가 운영하는데 이들은 관광 철에만 알래스카에 체류한다. 여행루트: 크게 두 개로 나뉜다. 비행기로 앵커리지를 찾아 렌터카나 캠핑카로 돌아다니기 혹은 ‘알래스카 하이웨이(Alaska Highway)’로 북상해 페어뱅크스에서 앵커리지로 남하하는 장거리 자동차(캠핑카 포함)여행이다. 알래스카 하이웨이는 미국이 태평양전쟁 중 일본의 알래스카 침공에 대비해 건설한 군사도로(캐나다 도슨크릭~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약 2,350km)다. 도중 캐나다 서부(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유콘준주)를 관통하는데 카크로스(유콘준주)에선 철도와 도로로 스카그웨이(알래스카주)를 다녀올 수 있다. 알래스카 마린하이웨이의 페리는 해안에서 섬이나 먼 거리를 이동할 때 편리한 수단이다. 자동차도 싣고 숙박도 가능. 유흥시설만 없는 크루즈십이라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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