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3/7 바르셀로나의 기록 1.
대한항공/아시아나 바르셀로나행 직항 항공편 대신,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을 경유해 바르셀로나까지 가는 에어프랑스-KLM 경유편을 이용했다. 11시간이 넘는 장거리 구간에서, 조금 더 편하게 가고자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가 있는 항공사를 선택했기 때문. 우등고속 좌석과 상당히 유사한 형태여서, 긴 비행 동안 조금 더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더불어, SKY PRIORITY 혜택이 제공되어 우선 체크인, 우선탑승, 우선하기, 수하물 우선처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은 https://www.airfrance.co.kr/KR/ko/common/guideeconomy/classeetconfort/premium_economy_aeroport.htm 참조! 파리-바르셀로나 구간은 이코노미이지만, 똑같이 Priority 혜택이 주어진다. 엘 프랏 공항에서도 짐이 먼저 나오니, 참고!
인천공항을 오전 9시 55분에 출발하는 AF267편은 비즈니스-프리미엄 이코노미-이코노미의 3클래스로 구성되어 있다. 비즈니스는 1-2-1,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2-4-2, 이코노미는 3-4-3 좌석배열로 이루어져 있어, 이코노미 클래스의 경우 좁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 양대 국적기 이코노미보다 좌우간격, 앞뒤간격 모두 좁다. 국제선 저가항공 좌석보다 조금 더 넓은?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파리행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의 좌석이다. 사진상으로는 이코노미와 별반 차이가 없이 좁아보이는 좌석이지만, 실제로 앉아보면 너비는 정확하게 우등고속 좌석과 비슷한 정도로 넓다. 더 큰 모니터 사이즈, 담요와 베개 제공,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개인 독서등 등 이코노미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터치스크린의 민감도가 썩 좋지는 않았다. 한 두세번은 터치를 해야 작동하는 느낌이 들어 살짝 불편했다.
좌석간격은 널널하다. 내 키가 172cm인데, 다리 뻗을 공간 충분하다. 앞에 놓인 발받침은 좌석을 완전히 뒤로 젖히고 잘 때 발 놓을 공간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과, 500mL 생수가 자리에 놓여져 있다. 긴 비행 동안 은근히 목이 마른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승무원 부르지 않고 편하게 물을 마실 수 있어 좋다.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은 소음 자체를 잘 막아주기는 하는데, 헤드폰 사이즈가 썩 큰 건 아니어서 오래 쓰고 있으니 귀가 좀 아팠다. 잠깐잠깐 쓰기엔 괜찮지만, 이거 끼고 몇 시간 잠을 자고 하지는 못하겠더라.
탑승 시 이런 어메니티 키트를 준다. 뜯어보지는 않았지만, 으레 다 그러듯이 일회용 칫솔, 치약, 귀마개 등등의 간단한 물품이 들어 있겠지.
11A 자리에 앉았는데, 날개 앞쪽이었다. 그래도 딱히 많이 시끄럽지는 않았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10, 11, 12열인데, 전 좌석이 날개 부근에 있으니 참고. 맨 앞 비즈니스 클래스와 맨 뒤 이코노미 클래스보다는 엔진소음으로 좀 더 시끄러울 수도 있겠다.)
이륙 후 곧 기내식 메뉴판을 준다. 프랑스 국적기답게 상당히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프랑스 요리와 한국 요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공통으로 간단한 저녁식사가 나온다. 음료는 승무원 부르면 언제든지 더 가져다준다. 백포도주와 적포도주 도수가 은근히 높은 편이고, 기내에서는 특히 더 알코올 흡수가 빠른 편이므로 적당히 잘 조절해서 마시는 게 좋을 듯싶다. 괜히 취했다가 곤란해질수도 있으니…
이륙 후 샴페인과 간단한 스낵류가 제공된다. 같이 제공되는 과자가 짭잘해서 맛있다. 오른쪽 사진은 기내에서 제공되는 와인인데, 병째로 준다. 그렇게 시원하지 않아서 더욱 알코올이 진하게 느껴지는데, 기내 뒤쪽 셀프바에 가면 있는 얼음을 몇 개 넣어서 같이 마시면 훨씬 수월하게 넘어간다!
첫 번째 기내식이다. 프랑스다운 식전빵은 적당히 바삭해 매우 맛있었다. 치즈 역시 상당히 괜찮았다. 햄은 약간 짜지만 채소와 함께 먹으니 맛있었고, 메인 요리인 고기는 상당히 맛있었다. 파스타 면같이 생긴 건 밀가루 냄새가 약간 났지만, 고기 양념에 묻혀 먹으니 나름대로 먹을 만했다. 오른쪽 상단의 케익은 배 케익이었는데, 얘는 너무 뻑뻑하고 맛이 이상했다. 후식 빼고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첫 번째 식사였다.
기내식 시간 이후, 기내소등이 이루어진다. 이후 긴 시간동안 비행이 이어지는데, 잘 사람이야 자지만 쭉 깨어있는 사람은 배가 출출해지는 시간이 온다. 이코노미 클래스 뒤쪽 셀프바에 가면, 이런 사람들을 위해 가벼운 간식거리를 마련해 둔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비즈니스 사이에 있는 셀프바는 비즈니스 전용) 몇 개를 가져와 먹어봤는데, 저 샌드위치는 모두가 상상하는, 빵에 햄 들어간 맛이다. 햄에서 고기 냄새 조금 난다. 뒤에 마들렌같이 생긴 빵이 있는데, 이게 정말 맛있다. 별로 퍽퍽하지도 않다! 확실히 유럽 쪽 항공사들이 빵 메뉴가 좋다. 그리고 메로나. 비행기 안에서 먹는 메로나는 색다르다. 꽁꽁 얼려두기 때문에 딱딱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술 깨는데 최고의 역할을 하더라.
파리에 착륙하기 두어 시간 전, 두 번째 기내식이 나온다. 토마토 라자냐가 메인 요리인데, 맛없다. 밀가루 냄새가 좀 심하게 나다 보니… 그래도 완전히 못 먹을 맛까진 아니지만, 첫 번째 식사와 비슷한 퀄리티를 기대하진 말자.
식사를 마치고, 조금의 시간이 흘러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최종 목적지인 바르셀로나까지 가는 비행기로 환승해야 했는데, 공항에 적혀있는 환승 표지만 잘 따라가면 별 문제 없이 수월하게 터미널 옮길 수 있다. EU 내부로 이동하는 경우, EU의 첫 도착 국가에서 입국심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환승을 해서 다른 목적지로 가더라도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여권에 도장을 찍어준다. 심사대 있다고 해서 ‘뭐지? 여기 환승통로 아닌가? 프랑스 입국하는 곳인가?’하고 어리둥절 안해도 된다! 먼저 내려서 그랬는지, 환승수속 밟는 데는 딱 20분이면 충분했다. 대기시간을 2시간 30분 넘게 잡았는데, 솔직히 좀 지루했음….
터미널 간 이동을 통해 환승에 성공하여, 파리-바르셀로나 구간은 에어프랑스 자회사인 Joon항공의 비행기를 탑승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저가항공과 국적기 사이에 위치한 애매한? 지위에 있는 항공사인데, 어차피 EU 역내를 이동하는 항공기는 KLM,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등 국적기나 저가항공이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별 차이를 체감하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항공기 안에서 카메라를 들기 좀 뭣해서… 핸드폰으로 급하게 찍다 보니 조금 흔들렸다. 3-3 구조의 협동체 항공기이며, AVOD는 없다. (EU 역내 이동하는 항공기는 모두 협동체, AVOD 없음) 내가 탑승했던 날은 승객이 얼마 없어서인지, 가운데 자리를 모두 비워주어 쾌적하게 비행할 수 있었다.
좌석 사진을 좀 더 선명하게 찍어 보았다. 푹신푹신하긴 하다. 좌석간격은 오른쪽 사진과 같이 좁은 편이다. 앞으로 발 뻗을 공간이야 있지만, 키가 큰 사람이라면 불편할 수도 있다. 약 1시간 40분 가량의 짧은 비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불편할 것 같다면 비상구석으로 유료좌석지정을 하면 된다. 한 2-3만원 정도 추가비용이 든다. (항공기 출발시간 30시간 전부터 체크인을 하면서 무료 좌석지정이 되지만, 일반 표준좌석에 한해 적용된다. 비상구석/선호좌석/이코노미 컴포트 등의 좌석은 여전히 돈 내고 지정해야 한다!)
인천-파리 연결구간을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로 예약할 경우, 항공권 예약 시부터 표준좌석은 무료로 지정 가능하며, 앞자리(3A-15F) 지정도 가능하다. (*1A-2F는 비즈니스 클래스) 비상구석 지정 요금도 1만원대로 내려간다.
짧은 비행 이후, 항공기는 바르셀로나 엘 프랏 국제공항 1터미널에 착륙한다. 저가항공은 아니기 때문에 1터미널에 내리므로, T-10을 이용해 렌페 로달리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1터미널-2터미널 간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해야 한다. 공항버스 Aerobus를 탈 계획이라면 그냥 1터미널 승차장에서 바로 타면 된다. (편도 5.9유로 왕복 10.2유로) 렌페 타러 생각보다 많이 걸어가야 하니, 비용과 체력 적당히 잘 고려해서 본인에게 맞는 교통편을 이용하면 된다.
*로달리스 자주 안 다닌다. 2터미널 출발이 매시 8분과 38분 이니, 시간 생각 잘 해서 가야 한다. 까딱하다 놓치면 30분이 날아가는 셈이니… 이건 시내에서 공항 올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렌페 타고 공항 올 사람들은 비행기 출발 세 시간 반 전에는 시내에서 출발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