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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어쩔 수 없이 어둠의 경로로 봐야만 했던 미드입니다.
근데 너무 재밌었어서(저 나름 IT 업계 일했던 살람…) 열심히 챙겨봤었는데요.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시즌2쯤에선가? 중단을 하게 되었어요.
(2015년에 무슨 일이 있었나… ㅎ)
그 뒤로도 기회가 있으면 보고 싶었지만, HBO는 우리나라에서 컨텐츠를 보기 힘든 방송사잖아요.
그래서 못 보고 있었는데…
우리의 웨이브가… 사왔어요. 흑흑흑.
HBO 뭉텅이가 사오면서 <실리콘 밸리>도 들여왔어… 흑흑흑.
그래서 최근 한 달 여를 아껴보다가 이렇게 시리즈 파이널까지 감상 후 리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운 코미디 드라마였습니다.
IMDB 평점도 이런 류 치고는 상당히 높은 8.5 유지!
로토는 94%고요.
시즌이 6개이기 때문에 최대한 간단하게! 줄거리 요약을 해보고
인상깊었던 이야기 몇 개만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IT스타트업의 실체는 그렇게 밝지만은 않았다
시즌1
실리콘밸리의 대기업 훌리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앱을 개발하고 있던 리차드(토머스 미들디치).
그를 자신의 집에서 재워주며 인큐베이팅(이라고 쓰고 그냥 지분 강탈자 ㅎ)하던 얼릭(T.J. 밀러).
리차드의 음악 저작권 검색 앱은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오히려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리차드가 짠 프로그래밍이 엄청난 압축기술을 보유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방향 전환.
훌리의 CEO인 개빈 벨슨의 천 만 달러 제안도 거절하고 자신의 회사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리차드의 <피리부는 사나이> 회사.
(전 사실 이 사명 아직도 왜 저걸로 했는지 이해가 잘 안 가는… ㅎ 영어권에서는 의미가 있으려나요)
개빈 벨슨의 오른팔(왼팔인가?)이었던 재러드는 리차드의 기술과 열정에 반해 훌리의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진흙탕에 몸을 던지고,
리차드와 함께 얼릭의 인큐베이터에 있던 디네쉬와 길포일도 리차드의 회사에 주요 인력으로 합류합니다.
개빈과 라이벌인 벤처투자자 피터 그레고리(故 크리스토퍼 에반 웰치)가 리차드에게 투자하게 되면서 <피리부는 사나이>는 승승장구할 것 같은 기세가 보입니다.
시즌2
그런데 시즌2에서 피터가 갑자기 죽어버립니다. (이건 아래 트리비아에서…)
그러면서 투자자가 로리 브림이라는 여성으로 바뀌고(어째 여기 투자자들은 둘 다 성향이 특이함. 머리만 천재인 냉철한 이미지를 투영하고 싶어서였을까요) 그녀는 돕는 모니카는 계속 나옵니다.
사실 저는 모니카와 리차드가 약간 핑크빛 교류가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까 그런 거 없더라고요…? 뭐지? ㅎㅎ
(작가 후기를 보니, 원래는 넣으려고 했다던데 반대에 부딪쳐 날렸다고 합니다. 음, 나는 그 전초전을 읽은 것인가… ㅎ)
로리는 리차드의 회사가 훌리와 소송이 걸리면서(리차드가 훌리의 직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으니), 투자를 꺼려하고
이 와중에 돌아이 억만장자 러스 해너만이 투자자로 합류합니다.
하지만 그는 초기에 아주 우연히 대박을 친 아이템 하나로 이제까지 버틴 인간. 자신의 자회사에 이상한 마케팅 비용을 쓰게 하면서 이것은 투자도 아니여… 도와주는 것도 아니여… 오히려 삥을 뜯는 상황이 되어가죠.
리차드와 훌리의 소송은, 근로계약서에 불법의 여지가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리처드에게는 유리하게 끝나지만, 개빈을 이를 이용해 직원들을 대규모 구조조정…!
(정말 운 좋은 캐릭터. 끝까지 그렇습니다. 하늘이시여…)
시즌3
리처드는 운영 미숙이라는 명목으로 이사회로부터 CEO 자리를 박탈당하고 잭 바커라는 외부 인사가 CEO가 됩니다.
하지만 잭 바커 역시 회사를 키우는데 재능은 있었으나, 그게 겉보기와는 달랐으니… (이게 바로 외부 인사의 단점이랄까).
기술력으로는 최고봉이었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사용자 분석으로는 젬병이었던 리차드와 친구들은 영업에 휘둘리게 되고, 잭 바커는 이상한 하드웨어(리차드의 압축기술을 이용한 서버)에 집착해 매출을 올리려고 하면서 난리가 납니다.
결국 잭 바커를 쫓아내고 로리가 임시 CEO 자리에 앉죠. 하지만 로리 또한 투자금을 최대한 잘 회수하는 게 목적인 투자회사의 사람. 리차드와의 지향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리처드는 가짜 사용자까지 사서 실적을 조작해보지만, 결국 실패를 인정하고 회사를 매각하려고 하는데요,
리처드의 절친이었던 빅 헤드가 사실상 리처드 덕에 천만장자가 되어 있었고(개빈의 경쟁심 때문에 얻어걸린 케이스), 거기에 숟가락을 얹은 얼릭과 함께 리차드의 회사를 인수하면서 구사일생.
거기에 디네쉬가 원격으로 함께 일하는 여성 개발자의 얼굴을 더 자세히 보고 싶어서 개발한 비디오 채팅이 일반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사업 방향을 또 바꿉니다.
하지만 리처드는 비디오 채팅사업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빠지고 다시 자신만의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자 하죠.
시즌4
디네쉬는 그렇게 단박에 성공한 스타트업 CEO로 거듭나는 듯 했지만, 알고보니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IT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보니, 이 상황이 진짜 완전 이해… 크흑.)
결국 접을 수밖에 없었고(이것도 아주 운이 좋게 잘 해결된 케이스).
다시 리차드와 함께한 초기 멤버들.
‘새로운 인터넷'(분산 인터넷)이라 이름 붙인 블록체인 기술의 서비스를 준비하게 되지만 역시나 자금난.
키넌(할리 조엘 오스먼트)이라는 VR 기술의 귀재와 협업을 하려고 했었지만, 그 기술력이 가진 난점을 모니카에게 전해듣고 리처드는 협업을 철회하고 키넌은 훌리에게 가버립니다.
그러나 키넌의 기술력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훌리가 준비했던 시연은 폭망.
그런데 사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의 휴대폰을 이용해 자신들의 기술을 활용한 저장 공간을 확보하려고 했던 리처드 일행도 위급한 상황에 처하게 되버리죠.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알고보니 길포일이 지안 양(지미 양)의 스마트 냉장고에 장난질을 했던 게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져 리처드 회사를 의도치 않게 도았던 겁니다.
시즌5
시즌4에서 티베트로 떠난 얼릭은 돌아오지 않고, 지안 양은 그의 재산을 가로채려고 합니다.
돼지를 얼릭의 시체로 위장해서 화장한 뒤 유산 상속을 받으려다가 오히려 그의 빚까지 떠맡게 되어버리는 웃픈 상황도 벌어지고.
지안 양은 결국 리처드의 분산 인터넷 기술 특허를 교묘히 피해서 비슷한 아류를 만들어내게 되고
개빈이 이를 알고 그에게서 기술을 사려고 하지만 실패.
하지만 지안 양은 중국의 규제 때문에 결국 훌리의 하청업체에 기술을 팔아버리고 로리가 거기에 또 투자를 하게 되죠.
길포일은 투자자에게 목매지 말고 아예 가상화폐를 발행하자고 설득(나름 PPT 준비함 ㅋㅋ)해서 <피리부는 사나이>는 가상화폐까지 발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격이 오르지 않고…
로리에게 실망하게 된 모니카는 결국 리처드의 회사에 합류하게 되고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성공하는 듯 싶었으나, 그 사용자들이 모두 로리가 리처드의 분산 인터넷을 장악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50% 이상의 단독 운영체제 사용자가 생기면 회사에서 제어할 수 없음)
결국 리처드는 개빈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가지만, 리처드에게 득될 일은 절대 하지 않는 개빈.
오히려 그 기회를 활용해 리처드에게 엿 먹을 생각에 갈등하다가 뒤통수를 맞고 리처드는 또 한 번 기사회생에 성공.
시즌6
마지막 시즌입니다.
여기서는 좀 성공해서 편하게 사는 모습이 나오려나 싶었지만, 리처드 일행에겐 절대 불가능한 일. ㅎ
리처드의 분산 인터넷은 사용자의 정보를 모으거나 저장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비전이었으나, 사용자 유치를 위해 함께 하게 된 게임 개발사가 사용자 정보를 몰래 모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리처드는 청천벽력.
하지만 사용자 수 때문에 게임 개발사를 몰아내지 못하는 상황. 투자자가 있으면 역전할 수 있지만, 새롭게 나선 투자자는 칠레의 군부독재에 일조했던 피묻은 돈을 가진 자.
고민하던 리처드는 결국 포기해버리고, 투자자는 라이벌인 로리 쪽에 붙어서 그쪽 서비스를 키워버립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아마존에 합병당한 훌리를 몰래 인수하지만, 오히려 복잡한 책임만 떠안게 되어버리고.
개빈은 이상한 책(애정 소설? 그러나 이 마저도 나중에 표절한 것임이 밝혀짐)을 써서 작가로 거듭나려 하지만, 결국 IT 업계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되고, ‘기술 윤리’라는 것을 만들어 리처드를 압박합니다.
(그러나 그 마저도 표절… ㅎ)
로리의 회사와 AT&T 서비스 계약권을 두고 경쟁하게 되지만, 상황은 리처드에게 불리할 뿐. 승산이 전혀 없어보이는 때.
다시 러스 해너만이 똘아이처럼 나타나서 리처드에게 손을 내밉니다.(이렇게 푸는 건 진짜 너무 억지스러웠지만, 뭐, 이건 병맛 코미디물이니까요…)
마지막 회에는 다큐멘터리처럼 진행되면서 10년 후가 나옵니다.
결국 리처드의 회사가 결국엔 어떻게 실패하게 되었는지 풀어놓죠.
리처드의 분산 인터넷은 압축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서 머신 러닝을 통해 발전해가는 기술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이 쌓이면 쌓일 수록, 암호를 모두 깨서 공개해버리는 치명적 오류가 있었던 겁니다.
세상에 공개되면 안 될 서비스였던 것.
성공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이들은 옳은 선택을 합니다.
투자자들이 물을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서비스를 공개하지 않을 방법으로, 코드를 바꿔치기 해서 서비스 공개날 대대적으로 실패하는 것이었죠.
그걸 준비하면서 또 실패하지 않게 실패할(?) 상황에도 놓이게 되지만, 결국 리처드는 실패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렇게 세상을 구했지만(?)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허망한 끝을 맞게 된 리차드의 회사.
그는 스탠포드에서 ‘개빈 벨슨 기술 윤리’를 가르치며 여생을 보내고
디네쉬와 길포일은 그렇게 으르렁대놓고도 보안 회사를 공동 창업해서 공동 CEO를 하고 있고
재러드는 노인 복지 센터에서 할머니들과 춤을 춰주다가 할아버지에게 맞아 죽을 뻔…
모니카는 NGO에서 일한다고 인터뷰 했지만 NSA이지 않냐는 인터뷰어의 물음에 담배를 급하게 물면서 티를 냅니다. ㅎㅎ
(끝).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특별 깜짝 출연도 많았어요.
빌 게이츠나 코난 오브라이언도 나옵니다.
ㅎㅎ
저는 전반적으로 IT 기술 이야기도 좋아하고 병맛 코미디도 좋아하는 편이라
정말 재밌게 본 미드였어요.
특히 시즌1은 뭔가 풀리는 듯 싶다가 에피 막판에 모든 걸 뒤집어버리는 게 계속 이어지는데
그렇게 이야기를 짜가는 게 대단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드라마를 쓰는 작가들의 바람이 아닐까 싶다는.
총 시즌 6개에 시즌당 7~10개 에피로 길지 않습니다.
취향이 맞다면 일주일 안에 다 보실 수도. (아, 아닌가? ㅎ)
지안 양을 연기한 지미 양 배우는 이 드라마에서 처음 본 것 같은데
이후 코미디물에서 간간이 얼굴이 보여서 반가운 배우입니다.
최근엔 <러브 하드>라는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했더라고요.
예고편에서 잠깐 봤는데, <실리콘 밸리>에서와는 달리 유려한 영어실력이 어색했지만 궁금했습니다. ㅎ
보려고 찜해놨어요.
피터에게 투자받으면서 연을 맺게 된 변호사 론(벤 펠드만)은 생각보다 끝까지 나오는데요,
이 드라마에선 잘 생긴 인물이 너무 없다보니… 가장 잘 생긴 인물. (보너스로 넣어봤습니다. 잘 생긴 사람은 소중하니까요. ㅋ)
** 트리비아 **
– 오프닝 영상은 시즌별로 매번 바뀝니다. 당시 가장 핫한 기업들의 로고가 골고루 포진되어 있어요. 그거 비교해보시는 재미도 있습니다.
– 길포일은 모든 에피에서 맥주를 마신다고 하네요. (미처 몰랐…;)
- 출연진 대부분이 원래도 친분이 두텁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모두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이라서.
주인공 리처드 역의 토머스 미들디치는 최근 넷플릭스에 즉흥 스탠드업 꽁트 쇼(?)를 슈워츠라는 코미디언과 함께 런칭했습니다.
– 드라마에서 언급된 미들-아웃 기술은 실제로 연구 중인 기술로, 향후 꽤 영향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 디네쉬 역의 쿠마일 난지아니는 실제로 파키스탄 출신이며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도 전공했다고 합니다. (전공 중 하나라고 하는 거 보니 전공 여러개인듯) 파키스탄에서 그 정도 공부하고 미국에서 활동할 정도면 카스트가 꽤 높을 것 같아요.
– 피터 그레고리가 시즌2에서 갑자기 빠졌는데요, 실제로 폐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캐릭터 꽤 좋았어서 많이 아쉬웠는데 돌아가셨을 줄이야… ㅜ_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피터 캐릭터 너무 잘 표현해주셨어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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